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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친 인간관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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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것은 자유다. 그런데 꼭 나보다 좋은 데로 가야 하나

같이 일하던 동료가 이직한다고 했다.

“연봉도 좀 오르고, 하는 일도 내가 원하던 쪽이라서.”

축하한다고 했다.

얼마나 오르는지 물었다.

액수를 듣고 축하를 한 번 더 했다. 첫 번째보다 목소리가 작았다.

좋은 기회다. 나라도 갈 것 같다.

그런데 꼭 지금 가야 하나? 같이 하던 일이 아직 남아 있다. 바쁠 때는 서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저 사람은 자기 인생을 돕기로 했나 보다.

“여기서 조금만 더 하면 자리도 생길 텐데.”

무슨 자리인지는 나도 모른다. 내가 만들어줄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

회사에 오래 있으면 무언가 생기기는 한다. 업무가 더 생긴다.

동료가 말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가보려고.”

섭섭했다.

처음 들어왔을 때 이것저것 알려준 사람이 나였다. 거래처마다 주의할 것도 말해줬고, 실수했을 때 같이 수습했다.

그동안 받은 월급에는 그 일도 포함돼 있었겠지만, 지금은 개인적인 은혜로 계산하고 싶다.

나는 동료를 키웠는데 다른 회사가 데려간다.

사람을 화분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

1. 상대가 떠나서 서운한가, 내 몫이 늘어서 서운한가

동료가 나간다는 말을 듣자 몇 가지 마음이 한꺼번에 올라왔다.

같이 일하던 사람이 없어지는 아쉬움.

새 사람에게 처음부터 설명해야 하는 귀찮음.

당분간 내가 맡게 될 업무.

그리고 저 사람은 더 좋은 조건으로 가는데 나는 여기 남아 있다는 기분.

이것을 전부 “정이 들어서”라고 부르면 마음이 조금 예뻐진다.

정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다른 이유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동료에게 말했다.

“사람이 돈만 보고 움직이면 안 되지.”

동료는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나는 연봉 부분만 잘 들었다.

떠나는 사람이 이익을 생각했다고 해서, 붙잡는 사람에게는 이해관계가 없는 것이 아니다.

상대는 더 나은 조건을 원한다. 나는 익숙한 협업과 줄어든 부담을 유지하고 싶다. 둘 다 자기 사정이 있다.

다만 자기 사정이 있다는 것과 상대에게 그 사정을 끝까지 감당하게 할 권리가 있다는 것은 다르다.

동료가 남은 일을 정리하고 약속한 인수인계를 하는 것은 요구할 수 있다. 내가 섭섭하지 않을 때까지 회사에 남는 것은 다른 일이다.

2. 사람의 마음에는 장부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동료에게 점심을 샀다.

이직 준비하느라 고생했으니 맛있는 것을 먹이고 싶었다. 그러면서 어느 회사인지 더 자세히 듣고 싶었다. 거기는 사람을 더 뽑는지도 궁금했다.

아직 묻지는 않았다.

조금 전까지 돈만 보고 움직이지 말라고 했으니까.

사람이 무언가를 하는 이유는 하나로 정리되지 않을 때가 많다.

친구가 잘됐으면 좋겠다. 나보다 너무 잘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도와주고 싶다. 도와준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좋은 조건을 선택하라고 한다. 그 선택에서 내가 빠지면 서운하다.

이 마음들은 한 사람 안에 같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볼 때는 이유를 하나만 남기기 쉽다.

돈 때문에 갔다.

나를 이용했다.

잘되더니 변했다.

내가 같은 선택을 하면 설명이 길어진다.

가족도 생각해야 하고, 미래도 준비해야 하고, 지금까지 충분히 했고, 언제까지 남의 사정만 봐줄 수도 없는 것 아닌가.

남의 선택에는 욕심을 붙이고, 내 선택에는 사정을 붙일 때가 있다.

사정이 있다고 모든 행동이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대에게도 내가 아직 듣지 못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는 정도는 남겨둘 필요가 있다.

3. 인간을 이해한다는 말로 책임까지 없애지는 않는다

사람은 자기에게 유리한 것을 찾고 부담을 피하려 한다.

그런 모습을 안다고 해서 모든 관계를 “쓸모가 있을 때만 붙어 있는 것”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번거로운데도 병원에 같이 가주는 사람이 있다. 얻을 것이 없어도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 부러운 마음이 들면서도 축하하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친밀한 말은 잘하면서 맡은 책임을 슬쩍 남기는 사람도 있다.

볼 것은 마음속에 욕심이 있느냐만이 아니다. 그 욕심 때문에 실제로 무엇을 하느냐이다.

동료가 연봉을 더 받고 싶어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진행 상황을 숨기고, 자료를 정리하지 않고, 마지막 날 “나머지는 알아서 하세요”라고 하면 인수인계 문제를 말해야 한다.

사람은 원래 이기적이라며 넘어가면 남은 사람이 그 이기심의 비용을 낸다.

떠날 자유와 맡은 일을 정리할 책임은 함께 있을 수 있다.

또 상대가 떠났다고 해서 지난 관계를 전부 거짓으로 바꿀 필요도 없다.

같이 야근하며 도와줬던 일까지 연봉을 올리기 위한 연기였다고 고쳐 쓰면, 내가 실제로 받았던 도움도 사라진다.

지금 다른 선택을 했다는 이유로 과거의 모든 마음이 가짜가 되는 것은 아니다.

4. 명리에서는 욕망의 이름보다 작용의 연결을 본다

명리에서 재성은 현실적인 결과와 자원, 비용을 다루는 작용으로 읽을 수 있다.

연봉과 생활 조건을 따지고 움직이는 데에도 나타난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돈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붙이면 실제 선택의 내용은 놓치게 된다.

더 높은 연봉을 원하면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싶을 수도 있다. 돈은 조금 덜 받아도 하고 싶은 일을 택할 수도 있다.

관성의 자리와 평가도 함께 움직일 수 있다.

직함이 좋아서 가고 싶은지, 책임과 권한이 맞는 곳을 찾는지, 지금 조직에서 받는 평가가 답답한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비겁의 협력은 동료와 함께 버티는 힘이 된다. 동시에 비교와 경쟁으로도 나타난다.

같이 고생할 때는 편했던 사람이 먼저 좋은 조건으로 옮기면 갑자기 불편해질 수 있다. 상대의 이직이 내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닌데, 비교가 붙으면 그렇게 느껴진다.

인성으로 쌓인 익숙함과 경험도 관계를 붙잡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서로 설명하지 않아도 통하던 방식이 편하다. 그 편안함을 잃기 싫어서 상대의 새 선택을 위험한 것으로만 볼 수도 있다.

식상의 표현은 내가 아는 것을 알려주는 데 쓰인다.

다만 조언을 하면서 상대가 이미 결정한 일을 계속 뒤집으려 한다면, 설명의 내용뿐 아니라 설명하는 목적도 봐야 한다.

“거기 가면 힘들걸.”

정말 알고 있는 위험을 알려주는 것인가. 상대가 잘되면 내가 불편해서 걱정을 더 크게 말하는 것인가.

둘 다 조금씩 있을 수도 있다.

십신을 이기심·질투·허영의 이름표로 쓰기보다, 무엇을 얻고 지키려 하며 그 과정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이어서 보는 편이 낫다.

행동 하나로 명식의 구조나 희기를 확정할 수는 없다. 같은 선택도 처한 조건과 감당해야 할 책임에 따라 쓰임이 달라진다.

5. 떠나는 사람을 허락하는 척하며 기다릴 수도 있다

동료에게 말했다.

“네 인생인데 네가 결정해야지. 잘됐으면 좋겠다.”

좋은 말이다.

나는 꽤 괜찮은 선배인 것 같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거기도 막상 가보면 별것 없을 것이다. 여기서 누리던 편한 점이 생각날 것이다. 한번쯤은 나한테 연락하겠지.

“그때가 좋았어요.”

그 말을 들으면 어떻게 답할지도 준비했다.

그러니까 내가 잘 생각해보라고 했잖아.

아직 출근도 안 했는데 후회하는 장면까지 만들었다.

이것을 응원이라고 부르기에는 기다리는 소식이 조금 이상하다.

상대의 선택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아쉬움이 없어지는 일이 아닐 수 있다. 다만 그 아쉬움을 이유로 상대를 계속 시험하거나, 불행한 소식이 와야 내 판단이 맞았다고 안심하는 행동은 살펴볼 수 있다.

붙잡고 싶은 마음이 생겨도 인수인계 범위를 정할 수 있다. 부러워도 축하할 수 있다. 떠나는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약속한 정산은 할 수 있다.

마음이 고상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처리할 일이 오래 밀린다.

6. 상대가 잘됐다는 소식은 내게 무엇을 건드리는가

한 달 뒤 동료에게 연락이 왔다.

새 회사 일이 재미있단다. 사람들도 괜찮고, 출퇴근도 생각보다 편하다고 했다.

좋은 소식이다.

“초반에는 다 좋지.”

쓰다가 지웠다.

대신 잘됐다며 밥 한번 먹자고 했다.

만나보니 표정이 밝았다. 새로 맡은 일을 설명하는데 말도 많아졌다.

여기 있을 때는 저렇게까지 신나지 않았는데.

우리 회사가 조금 미워졌다. 저 사람이 나를 두고 간 것이 아니라, 나도 나가볼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싶었다.

동료가 말했다.

“선배도 한번 알아보세요. 경력 있는 분 찾고 있어요.”

사람을 잘 보는 회사다.

조금 전까지는 초반이라 좋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채용 기준도 제법 합리적인 것 같다.

연봉을 물었다. 내 경력이면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는지도 물었다.

동료가 인사 담당자에게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돈만 보고 옮길 생각은 없어. 일도 봐야지.”

집에 와서 이력서를 열었다.

내가 저 동료를 가르친 내용도 경력에 넣었다. 협업 역량과 후배 육성 경험이다.

희망 연봉 칸에서 잠깐 멈췄다.

동료가 받는 액수를 떠올렸다.

그것보다 높게 적었다.

그래도 내가 가르친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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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 내 사주로

글로 익힌 원리를 본인 명판에 직접 적용한 정밀 진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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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答 2
  • 염화소녀_(구)남궁현자·

    후배야, 나도 끌어줘✨️

  • 키네시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