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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친 인간관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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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어, 안다고!!!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 왔다.

밥을 먹고 커피를 내리려고 일어났다.

“설거지는 바로 하는 게 좋아. 쌓아두면 더 하기 싫어져.”

안다. 싱크대에 그릇도 두 개뿐이다. 내가 식당을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지 부지런함을 자랑하려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말이 많은 건가?

“커피 마시고 하려고.”
“그래도 바로 하는 습관을 들여야지.”

갑자기 우리 집에 생활지도 선생님이 왔다. 커피까지 내가 타드려야 한다. 친구라서 다행이다. 배우자면 이혼감이다.

설거지를 하려고 했는데 하기 싫어진다.

지금 하면 저놈 말을 듣고 하는 것 같다. 안 하면 그릇을 방치하는 사람이 된다. 접시 두 개가 자존심까지 담기 시작했다.

친구는 요즘 정리하는 법에 관한 영상을 본다고 했다.

“환경이 바뀌어야 사람이 바뀌는 거야.”

어디서 사이비 술사가 이야기하는 것 보고는
저런 이야기를 하는지?

지난번 그 친구 집에서는 옷을 치우고 의자에 앉았다. 환경이 사람을 바꾼다면, 일단 그 의자가 억울할 것 같다. 그 의자는 환경의 일부분이 아닌가?

그런데 그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다. 꺼내면 커피 식기 전에 서로의 집을 평가하게 된다.

“나도 알아.”
“아는 것하고 하는 것은 다르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지가 한다.

좋은 문장이다. 어디에 써도 상대를 부족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내가 먼저 썼어야 했는데,

내가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일과, 내가 할 일을 계속 지시하는 것은 다르다.

친구는 정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새로 알게 된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나누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면서 그 이야기를 아는 자신도 좀 알아봐 주었으면 할 수 있다.

나도 깨끗하지는 않다.

친구가 “이거 알아?”라고 물으면 내용을 듣기도 전에 안다고 할 때가 있다. 처음 듣는 말인데도 어디서 비슷한 것을 본 것 같다. 비슷하면 아는 것으로 처리한다.

저놈에게 배우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럼 관계가 친구에서, 스승과 제자로 변하는 기분이잖아.
낮아진 기분

그러면 친구는 더 자세히 설명하고, 나는 더 오래전부터 알았다고 한다.

설거지 이야기를 하다가 누가 먼저 깨달았는지 겨루고 있다. 그릇은 아직 그대로다.

명리에서 인성으로 받아들인 지식이 식상의 설명으로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설명할 수 있다는 것과 상대에게 지금 필요한 말이라는 것은 따로 봐야 한다.

비겁의 비교가 붙으면 정보를 나누던 자리가 누가 더 아는지 확인하는 자리로 바뀔 수도 있다. 말하는 사람은 인정받고 싶고, 듣는 사람은 뒤처진 사람으로 보이기 싫다.

둘 다 유익한 대화를 원한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감탄해주면 훨씬 유익할 것 같다.

친구에게 말했다.

“그 얘기는 알아. 오늘은 그냥 커피 마시자. 설거지는 내가 할게.”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인데.”
그래서 잘 될 수 있으면, 나 지금 재벌이다.

잘되는 범위가 제법 넓다. 오늘은 접시부터 잘돼야 하나 보다.

물론 필요한 주의까지 전부 간섭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약속한 일을 내가 자꾸 미뤘거나, 같이 쓰는 공간에 불편을 주었다면 상대도 말할 이유가 있다.

다만 지금 내가 하려는 일을 대신 지휘하고, 했을 때마다 “내가 말하니까 하네”라고 한다면 다음에는 시작하기가 더 싫어진다.

관성의 기준과 조절도 상대를 움직이는 데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내가 어디까지 말하고 멈출지 정하는 데도 필요하다.

“지금 이야기해도 돼?”
“어디까지 해봤어?”

이렇게 물으면 이미 해본 것을 또 가르치느라 서로 지칠 일은 줄어든다.

친구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알았어. 내가 말이 좀 많았네.”
이제라도 알았다니 다행이다.

나도 조금 민망해졌다. 그냥 새로 본 영상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수도 있는데, 내가 모든 문장에 지휘봉을 붙여 들었나 싶다.

커피를 다 마시고 그릇을 씻었다.

친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좋다. 내가 하려고 해서 하는 설거지다.

친구가 돌아가려고 신발을 신는다. 뒤꿈치를 구겨 넣는다.

“그렇게 신으면 신발 망가져. 구두주걱 써.”

“괜찮아. 원래 이렇게 신어.”

안 괜찮다. 내가 신발을 좀 안다.

“잠깐만. 뒤꿈치가 잡아줘야 발도 편한 거야.”

친구가 나를 본다.

“알아.”

나는 구두주걱을 가져왔다.

“알면 제대로 신어야지.”

진짜, 누가 저런 놈하고 살지, 벌써부터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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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익힌 원리를 본인 명판에 직접 적용한 정밀 진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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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答 5
  • 키네시스·

    감사합니다

  • 은율·

    아진짜싫어요 피곤한사람...ㅎㅎ 때리고싶어요 조동아리

  • midori☘️·

    푸하하하...ㅋㅋ

  • 潤潤 (윤윤)·

    그런사람이 있을것 같은데 실제로 주변에 없어서 다행입니다. 라고 쓰려는 순간, 떠오르는 사람이 있네요. 안물안궁인데 자꾸만 자세히 설명하는 사람 ㅋ

    • sean·

      차단 전 99,,98..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