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친 인간관계론
커뮤니티
·

휴대폰은 지가 사놓고, 감탄은 내가 해야 해?

친구가 갤럭시 폴드8을 샀다.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난 봤지만 못본척 한다.

아무도 묻지 않자 뒤집는다.
그래도 조용하니 다시 집어 든다.

“사진 한 장 찍어줄까?”

아직 음식이 안 나왔다.
일단 물컵을 찍는다.

“봐. 화질이 다르지?”

물컵이 물컵아닌가? 아이폰으로 찍으면 화질이 ,,,900만화소로 나오나?

친구가 지금 어떤 대답을 기다리는지는 선명하다.

멋지다고 해야 겠지.
아니 사실 부럽다라는 말을 기다리고 있겠지.
그러면서 아이폰 폴드 나온다던데, 카메라 다운그레이드 했다더라,
망원 안된다더라...

그래도 친구잖아.

“좋네.”

그러자 가격과 용량, 구하기 얼마나 어려웠는지 설명이 시작된다.
나는 밥을 먹으러 왔다.
신제품 발표회에 참석한 줄은 몰랐다.
아니 LG 다니는 애가 왜 삼성 제품을 이렇게?
주주인가?
설마 성이 이씨던데,
아니면, 애국심이 넘치나?

새 물건이 생기면 기분이 좋다.
오래 준비한 일이 잘되면 말하고 싶다.
칭찬받고 싶은 마음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야기가 이렇게 넘어간다.

“너는 아직 그거 써?”
“그 정도는 이제 바꿀 때 되지 않았어?”

젠장 난 휴대폰 메시지만 하고, 메일만 본다고
영상도 안보고 사진도 안 찍는데,

아까까지는 친구의 새 휴대폰 이야기였다.
이제는 내 낡은 생활에 대한 점검이다.

자랑이 피곤해지는 순간은, 상대가 가진 것을 좋아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내가 가진 것을 낮추기 시작할 때다.

새집 사진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런데 꼭 묻는다.
“너희 집은 몇 평이라고 했지?”
"너 어느 동네라고?"

승진해서 기쁠 수 있다.
그런데 내 직급까지 확인한다.

"너 만년 과장이지, 이제 승진할때 되지 않았나?"
"너 니네 팀장에게 밉보인거 아니니?"

여행 이야기를 하다가도 말한다.
“그 나라는 한 번쯤 가봐야 시야가 넓어져.”
"게다가 3-4일 가서는 그 나라를 모르지, 한달 살기 정도는 해야지"

슬슬 속으로 불이 난다.

나는 이번 휴가에 집에 있었다.
시야는 좁았지만 빨래는 잘 말랐다.
꼭 비행기를 타야 사람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잖아.

명리에서 식상은 자기 경험과 재주를 밖으로 표현하는 작용으로 읽는다.

기쁜 일을 말하고, 보여주고, 반응을 나누는 즐거움도 생각해볼 수 있다.

여기에 겁재의 경쟁하는 시선이 붙으면 관심이 달라질 수 있다.
내가 좋아서 샀는지보다, 네 것보다 좋은지가 중요해진다.

사진을 찍는 기능은 이미 충분하다.
그런데 친구가 더 좋은 모델을 꺼내는 순간 내 휴대폰이 갑자기 불편해진다.

아까까지 좋던 카메라가 왜 이러지.
기계는 그대로인데 순위가 내려갔다.

그렇다고 자랑하는 사람을 전부 속이 빈 사람으로 볼 필요는 없다.
처음 가져본 것이어서 신날 수도 있다.

고생 끝에 얻은 결과라 누가 좀 알아줬으면 할 수도 있다.

물론 정인이 잘 있는 분은 이렇게 좋게 좋게 생각할수도 있다.

반대로 조용하다고 비교를 안 하는 것도 아니다.
말없이 듣고 집에 가서 더 비싼 것을 검색하는 사람도 있다.
현장에서는 침묵했지만, 난 아이폰 듀오를 살려고 한다.
100만원 비싼 폴더블폰 ,,, 어디 쓸지 모르지만,
이기게 중요하다.
성능으로 이기는게 아니라. 비싼 것으로 이기는것
난 성능이 떨어지는걸 너보다 더 돈 많이 주고 플렉스할 여유가 있어. 그거면 된거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보여주느냐보다, 남의 반응이 내 만족을 얼마나 좌우하느냐다.

축하해줬는데도 반응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몰라서 그래.”

안다.
좋은 일이라는 것은 안다.
다만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까지 쳐야 하는지는 안내받지 못했다.

뭐.... 리센느 원이님이 안내 해주시면 따라 박수 칠 여유는 있다.

기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서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
친구가 승진했다면 축하하고.
누군가 더 좋은 것을 샀다면 구경하고.
아무도 크게 반응하지 않아도 내가 산 물건을 여전히 좋아할 수 있어야 한다.

새 휴대폰을 산 친구가 다시 사진을 보여준다.
확실히 잘 찍혔다.

“좋다. 오래 잘 쓰겠네.”
오래 써라,, 오오오오래 써라

그 정도면 축하는 했다.
내 휴대폰을 바꿀 계획까지 제출할 필요는 없다.

음식이 나왔다.
친구가 손을 뻗는다.

“잠깐, 먹지 마. 사진부터.”

몇 장을 찍더니 마음에 안 든다고 한다.
각도를 바꾼다.
접시를 옮긴다.
나는 젓가락을 든 채 기다린다.

카메라는 좋아졌다는데, 왜 내 음식이 식어야 하지?
니것만 찍지, 왜 내 메뉴까지 찍고 난리야?

♡ 좋아요 7
이 주제, 내 사주로

글로 익힌 원리를 본인 명판에 직접 적용한 정밀 진단입니다.

비슷한 글 · 緣
댓글 쓰기 · 寫

로그인후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이어 읽기 · 續 같은 갈래의 다른 글
댓글 · 答 2
  • 염화소녀_(구)남궁현자·

    ㅋㅋㅋ 풍성하게 간지나게 찍기위해서지 친구야🤣🙏

  • 김주희·

    ㅋㅋㅋㅋ 이래서 내가 친구가 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