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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사귀면 안 되는 사람

사람을 잘못 사귀어서 고생한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다.
수많은 고통은 인간이 주기에 그렇다.

처음엔 마음이 잘 맞는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어긋나기 시작한다. 내가 퍼준 만큼 돌아오지 않고, 기대한 만큼 실망이 쌓인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처음부터 신호가 있었다. 다만 그때는 보지 못했을 뿐이다.

相由心生이라는 말이 있다. 관상(觀相)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뜻이다. 이건 얼굴 생김새로 팔자를 점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이 오랜 시간 품고 사는 마음의 습관이, 어느 순간부터 얼굴에 새겨진다는 이야기다.

웃는 얼굴을 억지로 만들 수는 있어도, 눈에 깃든 불안까지 감출 수는 없다. 말은 꾸밀 수 있어도, 말할 때 드러나는 버릇까지 바꾸기는 어렵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사람을 볼 때 말보다 눈을 먼저 봤고, 눈보다 습관을 먼저 봤다.

깊이 사귀기 전에 한 번쯤 살펴볼 만한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눈이 사람한테 머물지 않는 사람이다.

내성적이라서 눈을 잘 못 맞추는 것과는 다르다. 내성적인 사람은 눈을 피하더라도, 대화에는 집중한다. 말귀를 알아듣고, 필요한 순간에는 눈을 맞춘다. (칠살 보유자 중에 상대방 눈을 안보는 사람들이 있다. )

여기서 말하는 건 습관적으로 시선이 떠도는 사람이다. 둘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데, 눈이 자꾸 딴 데로 간다. 중요한 질문을 하면 슬쩍 화제를 돌린다. 정면으로 대답하는 법이 없다.

이런 사람과 오래 지내보면 한 가지 느낌이 따라온다. 이 사람의 속마음을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느낌이다. 겉으로는 웃으면서도 안에서는 끊임없이 저울질을 하고 있다. 다가오는 것도 멀어지는 것도 전부 계산 위에서 움직인다.

필요할 때는 놀라울 만큼 다정하다. 부탁할 일이 있으면 목소리부터 달라지고, 안부 전화도 부쩍 늘어난다. 그런데 쓸모가 사라지면 연락도 함께 사라진다. 소리 없이, 아무 설명도 없이.

굳이 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그냥 적당한 거리를 두면 된다. 비밀을 나누지 않으면 되고, 기대를 걸지 않으면 된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두 번째, 불만이 얼굴에 굳어버린 사람이다.

살다 보면 힘든 일은 누구에게나 온다. 억울한 일도 있고, 노력한 만큼 안 되는 시기도 있다. 그래서 가끔 푸념을 늘어놓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불평이 일상이 되어 있다. 무슨 일이든 남 탓이 먼저 나온다. 회사가 문제고, 상사가 문제고, 가족이 문제고, 세상이 문제다. 자기 자신한테서 원인을 찾는 법이 없다. 입을 열면 불만이고, 대화의 끝은 항상 한숨이다.

이 사람의 얼굴을 잘 보면, 입꼬리가 내려가 있는 경우가 많다. 미간에 잔주름이 일찍 잡힌다. 표정이 무겁고, 웃어도 금방 본래의 얼굴로 돌아간다. 오래된 불만이 표정 근육을 그렇게 만든 것이다.

처음에는 위로해줄 수 있다. 듣다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한두 마디 조언도 건네고 싶어진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된다. 이 사람은 해결을 원하는 게 아니라, 들어줄 사람을 원하는 것이다. 내 조언은 처음부터 필요하지 않았다.

문제는 이런 에너지가 전염된다는 것이다. 같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세상이 팍팍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내 삶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만나고 나면 괜히 기운이 빠진다.

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접는 게 좋다. 사람은 자기가 바뀌고 싶을 때만 바뀐다. 예의 바르게 거리를 두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더 나은 선택이다.

세 번째, 남을 깎아내려야 기분이 풀리는 사람이다.

누군가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대부분은 겉으로 축하하면서도 안에서 묘한 감정이 올라온다. 그건 인간이라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 감정을 감추지도 않는다. 남이 잘 되면 어떻게든 흠을 찾아내고, 남이 힘들면 은근히 즐긴다. 칭찬하는 척하면서 한마디를 꼭 붙인다. "잘됐네, 근데 그게 오래 갈까?" 같은 말이다. 본인은 농담이라고 하지만, 듣는 사람의 기분은 매번 바닥으로 간다.

이런 사람은 대체로 자기 안이 비어 있다. 스스로 채울 것이 없으니, 남을 끌어내려서라도 자기 위치를 확인하려 한다. 기분이 좋아지려면 누군가가 작아져야 하는 구조다. 그 옆에 있으면 내가 작아지는 역할을 맡게 된다.

오래 사귈수록 기운이 빠진다. 내가 뭘 해도 인정받는 느낌이 없고, 대화를 나눌 때마다 어딘가 깎이는 느낌이 남는다. 이건 관계가 아니라 소모다.

여기서 한 가지 짚을 것이 있다. 위에 적은 세 가지는, 한두 번 보고 판단할 일이 아니다.

한 번 눈을 피했다고 나쁜 사람이 아니고, 한 번 푸념했다고 부정적인 사람이 아니다. 누구나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 있고, 유독 예민한 시기가 있다.

중요한 건 반복되는 패턴이다. 시간을 두고 보면 드러난다. 한 번은 우연이고, 두 번은 경향이고, 세 번 이상이면 그 사람의 기본값이다.

어른의 인간관계는 많이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누구한테 마음을 열고, 누구한테는 문을 닫을지, 그 구분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마음을 줄 필요는 없다. 내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 그걸 어디에 쓸지는 내가 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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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익힌 원리를 본인 명판에 직접 적용한 정밀 진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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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答 5
  • 키네시스·

    감사합니다

  • 潤潤 (윤윤)·

    맞아요. 한정된 에너지를 소중한 사람에게 나눠야지요. 감사합니다.

  • 익명.·

    세번째 유형은 나르시시스트네요. 거리둬야해요.. 극혐이에요.

  • 절제와행복·

    관상 이즈 사이언스 유유상종 사이언스

  • 망고젤리·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