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커뮤니티

네가 힘든 것은 알겠는데, 나는 안 힘드니?

sean··읽음 3
네가 힘든 것은 알겠는데, 나는 안 힘드니?

친구들과 하루 놀러 가기로 했다.

차는 내가 가져간다.

“네 차가 제일 편하잖아.”

맞다. 내가 돈을 제일 많이 썼으니까.

차를 잘 산 덕분에 운전할 기회도 많아졌다. 옵션에 기사 취업 기능이 있었나 보다.

친구가 자기 집 앞으로 와달라고 했다.

“역까지 나오면 안 돼?”
“짐이 좀 있어서.”

가보니 작은 가방 하나다. 저 정도면 짐보다 본인을 옮기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태우고 출발하려는데 커피를 사자고 한다.

내가 마실 것도 사주겠지.

친구가 돌아온다. 손에 컵이 하나다.

“너는 운전하니까 먹기 불편할 것 같아서.”

제법 깊은 배려다. 나를 생각해서 자기 것만 샀다.

고속도로에 들어가니 다른 친구가 덥다고 한다.

온도를 내렸다. 옆에서는 춥다고 한다.

온도를 올렸다.

운전석에서는 기상청 업무도 같이 하고 있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운전하느라 고생했네.”

이 말은 좋다. 고생을 알아주는 사람들이다.

“오는 길에도 잘 부탁한다.”

감사 인사인 줄 알았는데 다음 업무 공지였다.

난 기사로 채용된거냐?

점심 메뉴를 고른다.

나는 생선구이를 먹고 싶었다. 운전하느라 아침도 제대로 못 먹었다.

친구가 고개를 젓는다.

“나 어제 생선 먹었어.”

그 친구의 어제 식단이 오늘 우리 메뉴의 제한 조건이 됐다.

고기를 먹자고 하니 아침에 고기 들어간 샌드위치를 먹었단다.

제법 잘 챙겨 먹고 산다. 그래서 같이 먹기는 어렵다.

결국 그 친구가 먹고 싶다는 국수를 먹었다.

“역시 여기 오길 잘했네.”

나는 차에서 내리길 잘했는지도 아직 모르겠다.

이런 일이 몇 번 있었다.

자기 집은 들러줘야 하고, 내가 돌아가는 길은 조금 멀어져도 된다. 자기는 피곤해서 뒷좌석에서 자야 하고, 나는 운전하니 어차피 깨어 있어야 한다.

자기에게는 사정이 있고, 남에게는 가능한 일이 있다.

물론 부탁하는 사람이 매번 악의를 가진 것은 아니다. 정말 짐이 많을 수도 있고, 몸이 불편할 수도 있다.

다만 내가 부담을 말했을 때도 자기 사정만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다음에는 역에서 만나자. 집까지 들르면 너무 돌아가.”
“우리 집이 교통이 좀 불편하잖아.”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 내 교통이 불편해졌다.
니가 미녀면 매일 부산으로 출퇴근 할 수도 있지만,,, 넌 남자잖아.

명리에서 비겁의 함께하는 힘은 서로 보태는 데 쓰일 수 있다. 반대로 친하다는 이유로 서로의 몫을 흐릴 수도 있다.

재성의 현실적인 계산도 내 돈에만 정확하면 한쪽으로 기운다. 택시비는 아끼면서 남이 쓰는 기름과 시간은 계산에서 빠지는 것이다.

관성의 기준과 역할 조절은 내가 계속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하는 데에도 필요하다. 친구가 내 수고를 충분히 인정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과는 다르다.

“다음에는 집으로 못 가. 역으로 나오거나 따로 와줘.”

친구가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마음이 약해진다. 차로 조금 더 가면 되는데 내가 너무 정확한가.

그런데 조금씩 더 간 거리가 제법 쌓였다. 내 차는 우정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주유소에서는 친한 사이냐고 묻지 않는다.

같이 지내려면 상대도 조정할 몫이 있다. 한 번 서운해했다고 사람 전체를 이기적이라고 확정할 필요는 없지만, 부담을 말할 때마다 내 성격만 문제가 된다면 그 반복은 봐야 한다.

다음 모임에는 차를 안 가져가겠다고 했다.

친구 하나가 자기가 운전하겠다고 나섰다.

잘됐다.

이번에는 나도 편하게 갈 수 있다.

약속 날 아침, 그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나 어제 늦게 자서 좀 피곤한데 우리 집으로 와줄 수 있어?”

역까지 가려면 씻고 나가야 한다. 차가 집 앞에 오면 준비하는 동안 조금 더 잘 수 있다.

친구가 어렵다고 했다.

“반대 방향이야. 역에서 만나자.”

조금 섭섭했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태워줬는데.

역에 도착해서 커피를 샀다. 내 것 하나다. 친구는 운전해야 하니까.

뒷좌석에 앉아 의자를 뒤로 기울였다.

친구가 출발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음악 좀 줄여줄래? 나 자려고.”

친구가 볼륨을 낮췄다.

역시 말을 해야 배려를 받는다.

잠깐 뒤에 덧붙였다.

“그리고 과속 방지턱은 좀 천천히 넘어줘.”

이제 잠만 자면 된다.

♡ 좋아요 1
댓글 쓰기 · 寫

로그인후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댓글 · 答1
  • 염화소녀_(구)남궁현자·

    친구냐.. 집사냐..😱

이어 읽기 · 續 자유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