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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기타를 샀는데, 나는 인생을 가르쳤다

sean··읽음 21

친구가 기타를 샀다고 사진을 보냈다.
퇴근하고 조금씩 배워보려고 한다고 한다.

사진을 확대한다.
브랜드를 본다.
가격을 검색한다.

“처음부터 그걸 샀어?”
“입문자는 다른 모델이 더 나은데.”
“독학하면 자세 잘못 잡혀.”
“학원은 알아봤고?”

친구가 답한다.
“그냥 예뻐서 샀어.”

그 말이 더 걱정된다.
악기를 예쁘다고 사다니.
이 친구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

유튜브 강의 세 개를 보낸다.
중고 가격도 알려준다.
연습 계획도 설명한다.

친구는 아직 한 곡도 안 쳤는데.
나는 벌써 이 친구의 음악 인생을 20년쯤 살았다.

누군가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축하보다 교정할 부분부터 찾는 사람이 있다.

본인은 도와주고 싶다.
괜히 돈 쓰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아는 것을 알려주면 덜 헤맬 것 같다.

그런데 상대는 기타를 샀다는 이야기를 했지, 구매 심사를 신청한 것은 아니다.

기대했던 대답은 이 정도였을 수 있다.
“예쁘네. 뭐부터 치고 싶어?”

돌아온 것은 장비 선정의 문제점과 독학의 위험성, 중도 포기 가능성이었다.
취미를 시작했더니 감사가 나왔다.

명리에서 상관의 작용을 생각하면, 차이와 허점을 알아보고 더 나은 방법을 제시하는 힘을 볼 수 있다.
남들이 그냥 넘기는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도움이 될 때는 막힌 문제를 풀어준다.
그런데 아직 문제가 아닌 것까지 찾아내면, 옆 사람은 자기 즐거움을 설명하느라 바빠진다.

“나는 그냥 집에서 조금 치려고.”

“그러니까 처음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고.”

조금 즐기겠다는 사람에게 제대로 즐길 자격을 요구한다.
이러다 기타를 치기 전에 수강 신청부터 포기하겠다.

인성으로 쌓은 지식도 비슷하다.
배운 것이 많으면 관련된 이야기가 줄줄 나온다.
말하는 쪽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듣는 쪽의 질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학생은 없는데 수업이 시작됐다.
종도 내가 쳐야 끝날 것 같다.

내가 답을 안다는 사실과, 지금 그 답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것은 다르다.

조언하고 싶은 마음 안에는 다른 즐거움도 들어 있을 수 있다.

내가 더 잘 안다는 기분.
상대가 “역시 너한테 물어보길 잘했다”고 말하는 순간.
내 덕분에 잘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

문제는 안 물어봤다는 것이다.
물어보길 잘했다는 말을 듣기 위해, 안 물어본 사람에게 먼저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언제나 배려는 아니다.
함께 맡은 일의 오류라면 확인해야 한다.
위험한 상황이라면 먼저 알려야 할 수도 있다.
상대가 판단하는 데 꼭 필요한 정보를 나만 알고 있을 때도 있다.

다만 취미의 선택이나 취향까지 매번 바로잡아야 할 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알려주고 싶다면 먼저 물을 수 있다.
“써보면서 궁금한 것 있으면 이야기해.”
“내가 비슷한 걸 써봤는데, 차이 알려줄까?”

상대가 괜찮다고 하면 거기서 멈춘다.

“됐어”라는 말을 듣고.
그래도 이것만은 알아야 한다며 17분을 더 설명하면.
설명 능력보다 멈추는 능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상대가 내 조언을 따르지 않았다고 나를 무시한 것도 아니다.
조금 불편해도 색깔이 마음에 들 수 있다.
더 비싸도 지금 가지고 싶을 수 있다.
내가 아끼려는 비용과 상대가 얻고 싶은 즐거움이 다를 수 있다.

물론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기다렸다는 듯이 “내가 뭐랬어”를 꺼낼 필요는 없다.

친구가 후회한 것은 기타일 텐데.
그 말을 듣고 나면 나에게 이야기한 것까지 후회할 수 있다.

며칠 뒤 친구가 짧은 연주 영상을 보낸다.
코드가 자꾸 끊긴다.
박자도 조금 늦다.

손가락 위치부터 말하고 싶어진다.
입이 근질거린다.

이번에는 묻는다.
“재밌어?”

친구가 답한다.
“응. 퇴근하고 이거 하는 맛으로 살아.”

그럼 일단 잘 산 것 같다.
내가 고른 모델은 아니지만.

“좋네. 다음 곡도 들려줘.”

메시지를 보내고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책장 옆에 내 기타가 보인다.
먼지가 쌓였다.

친구는 잘못 골랐다는 기타로 매일 연주한다.
나는 제대로 고른 기타를 가끔 닦는다.

닦으려고 천을 검색한다.
극세사도 종류가 많다.

일단 이것부터 제대로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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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答3
  • 염화소녀_(구)남궁현자·

    여윽시.. 장비빨은 무시를 못..ㅋ

    • sean·

      뭘 시작하려면, 장비부터 사야 ,,, 문제는 장비사고나면 시들

    • 염화소녀_(구)남궁현자·

      앗.. 뜨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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