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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변한 걸까, 나눌 돈이 달라진 걸까

sean··읽음 14

친구와 작은 일을 몇 번 같이 했다.
한 사람은 고객을 구하고, 다른 사람은 작업을 맡았다.

돈이 들어오면 나눴다.
누가 조금 더 했는지 따지지 않았다.
밥값도 서로 내겠다고 했다.

“우리는 돈 때문에 싸울 일은 없겠다.”

그러다 큰 계약이 들어왔다.
한 번 잘하면 그동안 벌었던 돈보다 많이 남을 일이었다.

이번에는 회의가 길어졌다.

“고객을 내가 데려왔잖아.”
“실제 일은 내가 거의 다 하는데?”
“그런 식이면 영업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야?”

어제까지는 둘 다 상대가 고생했다고 했다.

오늘에는 자기 고생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날짜까지 기억한다.
게다가 와이프 고생, 아이 고생도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너 별로 한게 없잖아" 도 나온다.

작은 이익을 편하게 나눴다는 사실만으로, 큰 이익도 같은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에는 조금 양보해도 부담이 크지 않았다.
앞으로 같이 할 일도 많았다.
굳이 다투느니 좋게 끝내는 편이 나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자기 몫을 조금만 더 가져오면 대출을 갚을 수 있다.
가게를 낼 수도 있다.
꿈꾸던 남미 여행도 다녀 올 수 있다.
상대 없이 다음 일을 시작할 밑천이 생길 수도 있다.

관계를 지켰을 때 얻는 것과, 관계를 깨더라도 당장 챙길 수 있는 것의 크기가 달라진다.

동업으로 사업하는 사람들은 이런 경험이 있는 분들이 꽤나 있을 거다.

물론 금액이 커지면 누구나 배신한다는 뜻은 아니다.
큰돈 앞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
작은 돈에도 남의 몫을 빼먹는 사람이 있다.

다만 전에 문제가 없었다는 이유로, 이번에도 확인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아직 충돌하지 않았던 이해관계를, 이미 검증된 인품으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이익이 없다면, 자기 본성을 보여줄 사람은 적다.

명리에서 비겁은 나와 나란히 선 동료이면서 경쟁하는 힘으로도 읽는다.

함께 일을 벌일 때는 든든한 사람이었다.
성과를 나누는 자리에서는 같은 몫을 두고 다투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비겁쟁재(比劫爭財)를 생각할 때도 이 차이를 볼 필요가 있다.
비겁이 있다는 이유로 친구에게 돈을 빼앗긴다고 외울 일이 아니다.
누가 재를 취하려 하고, 몫을 정하는 기준은 무엇이며, 그 관계를 조절할 조건이 있는지 보아야 한다.

재가 작을 때 드러나지 않던 갈등이, 재의 규모가 커지며 표면에 나올 수 있다.
사람이 갑자기 새로 생긴 것은 아니다.
그동안 넘어갈 수 있었던 차이를 이제는 못 넘어가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역할과 기준을 세우는 관성의 작용이다.
누가 무엇을 결정하는지.
추가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
한 사람이 빠지면 남은 일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친해서 생략했던 내용을, 일이 커질수록 더 분명히 해야 한다.

“우리 사이에 계약서까지 써야 해?”

함께 벌 돈이 커졌으니 쓰자는 것이다.
안 친해져서가 아니라, 대충 기억하기에는 숫자가 커졌다.

그런데 큰 거래를 앞두면 반대로 행동하기 쉽다.
일단 잡고 보자.
분배는 나중에 이야기하자.
좋은 기회를 돈 이야기로 망치지 말자.

기회는 같이 잡았다.
나중에는 서로 상대가 너무 많이 잡았다고 한다.

또 일이 커지면 좋은 사람인지와 별개로 감당할 능력도 확인해야 한다.
소액 거래에서는 며칠 늦게 입금돼도 괜찮았다.
큰 거래에서는 그 며칠 때문에 직원 급여가 밀릴 수 있다.

믿을 만한 사람도 자금이 막히면 약속을 못 지킬 수 있다.
고의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동안 내 돈은 똑같이 묶인다.

그래서 확인과 기록은 상대를 악인으로 몰기 위한 준비가 아니다.
사정이 달라졌을 때도 함께 처리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다.

그렇다고 세상은 전부 싸움이니 먼저 독해져야 한다고 결론내릴 필요는 없다.

거래가 커졌다고 남을 속이는 능력까지 키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거절할 조건을 알고, 확인할 것은 확인하고, 남의 부담을 내 책임으로 얼떨결에 받지 않아야 한다.

처음의 두 사람은 계약을 진행하기 전에 분배부터 다시 이야기한다.
분위기가 전처럼 가볍지는 않다.
서로 기대한 몫이 달랐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래도 지금은 조정할 수 있다.
아직 돈을 쓰지 않았고, 일을 시작하지 않았으니까.

밥을 먹으러 가서는 예전처럼 서로 계산하겠다고 한다.
그것은 그대로다.

밥값을 서로 내겠다는 사이여도, 큰돈은 누가 얼마를 가져갈지 적어두는 편이 낫다.
우정이 금액을 대신 계산해주지는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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