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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15초 봤는데, 그 사람 인생 전부를 판단한다.

sean··읽음 21
누가 어떤 잘못을 했다는 쇼츠를 본다. 15초다. 15초면 넘치고 충분하다. 저 사람 인성, 가정교육, 평소 행실까지 대충 판단이 끝났다. 원래 저렇게 생긴 사람들이 그렇다는 관상 전문가도 등장한다. 댓글을 쓴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닙니다.” 다음 날 그 사건 전체 배경을 알게 된다. 앞에 잘린 부분이 있었다. 뒤에도 있었다. 그렇다 편집된 진실이었다. 내가 욕한 사람이 당한 사람이었다. 댓글을 지운다. 그리고 다음 사건으로 간다. 판단은 틀렸는데 판단력에 대한 자신감은 그대로다. 이것도 참 대단한 능력이다. 흔히 인지 수준이 높다는 말을 한다. 나도 겁나 많이 관련 글 쓴것으로 기억한다. 어려운 단어 많이 알고, 책 많이 읽고, 말싸움에서 안 지는 사람을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실제로 차이가 나는 자리는 좀 소박하다. 정보가 모자랄 때, 모자란 상태로 둘 수 있는가. 사람들은 모르는 상태를 싫어한다. 그래서 빨리 결론을 내린다. 누가 잘못했는지 알아야 하고, 누가 나쁜 사람인지 정해야 하고, 내 편인지 아닌지도 빨리 분류해야 한다.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하다. 문제는 마음이 편해지는 것과 사실을 아는 것이 별개라는 거다. 친구가 메시지를 읽고 답을 안 한다. 바쁜가 보다. 여기서 끝나는 사람이 있고, 지난주에 내가 무슨 말 했지부터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 혹시 그때 기분 나빴나? 나를 무시하나? 요즘 좀 잘된다고 사람이 변했네. 상대는 운전 중인데, 이쪽에서는 절교 직전이다. 빈칸이 있으면 확인을 해야 하는데, 자기 기분과 감정으로 채워 넣은 것이다. “아직 모르겠다.” 이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데 생각보다 배짱이 필요하다. 주변에서는 다들 확신하고 있으니까. 혼자 판단을 미루면 눈치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남들과 같이 틀리는 것보다는 잠깐 조용한 편이 낫다. 댓글 늦게 쓴다고 지각비 받는 곳도 없고. 그다음은, 한 사람 안에 여러 모습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일을 잘하는데 같이 일하기는 싫은 사람이 있다. 말은 따뜻한데 약속한 일은 매번 늦는 사람도 있다. 음식은 맛있는데 사장님이 불친절한 식당도 있다. 맛있다고 친절해지는 것도 아니고, 불친절하다고 어제 먹은 국밥이 갑자기 맛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물론 기분 상해서 먹으면 맛있는것 못 느낄수는 있지만,,, 그런데 사람들은 하나로 정리하고 싶어 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면 잘못한 것도 사정이 있었겠지. 싫어하는 사람이면 잘한 것도 분명 꿍꿍이가 있겠지. 사람을 판단한 뒤에 사실을 거기에 맞춰 편집한다. 남의 편집 영상에 속는 줄 알았는데, 자기 머릿속에도 편집자가 하나 있는 거다. 게다가 그 편집자는 상상을 초월하게 부지런하다. 당신의 삶의 매순간을 편집하고 있다. 명리도 글자 하나로 사람을 정하면 비슷한 실수를 한다. 상관(傷官)이 있다? 대드는 놈이네!!! 말쎄게 하는 기분 나쁜 놈 그런데, 상관은 기존 방식의 허점을 잘 보고 자기 의견을 내는 힘이 될 수도 있다. 어디에 쓰이고, 무엇과 만나며, 어떤 제어를 받는지를 봐야 한다. 정관(正官)이 있다고 무조건 바른 사람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원칙을 지키는 것과 상황이 달라져도 규정만 외우는 것은 다르니까. **글자가 무엇인가만큼, 그 글자가 판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가 중요하다. 게다가 판은 또 변하면, 하는 일이 달라진다.** 사람도 그렇다. 능력은 인정하되 행동은 비판할 수 있다. 사정은 이해하되 책임은 물을 수 있다. 이 두 가지를 같이 못 하면 자꾸 이상한 싸움을 하게 된다. “그러면 저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거야?” 아니, 일을 잘한다고 했지. 왜 인격 판단을 붙이는 거야? 인지가 높다는 것은 세상은 흑백보다는 회색이 더 많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가면 사람 뒤의 조건이 보인다. 회사가 협업을 강조한다. “정보를 공유하세요. 우리는 한 팀입니다.” 그런데 평가는 개인 실적으로 한다. 옆 사람을 도와주느라 내 일이 늦으면 내 점수가 깎인다. 승진 자리는 하나다. 그러면 사람들이 정보를 안 나눈다. 사장님이 화를 낸다. “요즘 직원들은 왜 이렇게 이기적이지?” 본인이 그렇게 하면 유리하도록 만들어놓고, 직원들이 거기에 적응하니 인성이 나쁘다고 한다. 사실 기업, 국가 같은 단체의 문제는 제도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법규를 그렇게 만드니까, 사람들이 그렇게 움직이는 거고 KPI를 그렇게 짜니까, 사람들이.... 예전에 팀장들은 야근 안하면, 고과 잘 안 준다. 왜냐면, 다들 그때까지 야근해야, 상무님이 저 놈 팀관리 잘하네 그렇게 생각했꺼든. 그런데 매일 밤 10시 , 11시까지 일하려면, 낮에 빡세게 일하면 버틸 사람이 없다. 그래서 다들 낮에는 쉬엄쉬엄 놀면서 한다. 신문도 보고, 주식도 보고, 나가서 담배도 피고 그래서 시간당 노동 생산성이 후진국 수준이었지. 그래서 제도는 그따구로 짜놓고, 말로는 우리는 하나 단결을 외쳐? 게다가 이 상태에서 협업 교육을 2-3시간씩 한다. 직원들은 바쁜데 교육까지 들어야 한다. 이제 서로가 아니라 회사가 싫어진다. 물론 모든 잘못을 환경 탓으로 돌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거짓말한 사람은 거짓말에 책임을 져야 하고, 일을 안 한 사람에게는 이유를 물어야 한다. 다만 사람을 바꿨는데 같은 문제가 계속 생기면, 그때는 제도와 자리도 봐야 한다. 권한은 안 주고 책임만 주는지. 빨리 끝내라고 해놓고 실수는 하나도 용납하지 않는지. 솔직하게 보고한 사람만 혼나는지. 솔직하게 말할 때마다 혼나면, 다음 보고서는 점점 아름다워진다.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다. 보고서에서 사라진 거다. 그리고 나중에 일이 터지면 또 묻는다. “왜 아무도 나한테 말을 안 했어?” 말했던 사람은 이미 퇴사했거나, 퇴사 당했다. 이렇게 보면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누가 나쁜가만 묻던 자리에서, 왜 같은 행동이 반복되는가를 묻게 된다. 무슨 정보가 빠졌는지. 서로 다른 평가를 억지로 하나로 묶고 있는지. 말로 요구하는 것과 실제로 보상하는 것이 같은지. 이런 질문이 늘어나면 판단은 처음에 조금 느려질 수 있다. 너 누구편이야? 그런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다. 대신 잘못 짚은 사람을 붙들고 화내는 시간은 줄어든다. 물론 신중한 척하면서 영원히 결정을 안 하는 것도 별로다.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사람이 보통 신중으로 포장하더라, 필요한 만큼 확인했으면 판단하고, 새 사실이 나오면 고치면 된다.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면 예전 댓글과 앞뒤가 안 맞을 수 있다. 뭐 어떤가. 사람이 새로 알았으면 생각도 새로워져야지. 그렇게 생각이 바뀌면, 사람들은 말이 자꾸 바뀐다고 이야기하고, 신뢰가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말이지. 댓글과의 의리를 지키느라 사실을 버릴 필요는 없다. 이 글을 읽고, 내가 어제 쓴 판단 댓글을 찾게 된다면, 오늘 배운 것을 벌써 써먹고 있는 것이다. 발전한 셈이지 가서 자기 댓글에 좋아요 , 하트 눌러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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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答3
  • 키네시스·

    감사합니다

  • 제비·

    틀릴 수 있는 자유. 남의 실수나 번복을 허용할 수 있는 여유. 내 댓글에 하트 누를 수 있는 용기! ㅋㅋㅋㅋ

    ♡ 3
    • sean·

      뭐 달라지면 발전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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