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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공짜로 접근하게 하지 마라

sean··읽음 36
아무 대가 없이 당신에게서 무언가를 가져가려는 사람이 있다. 시간, 기술, 인맥, 정보, 감정. 전부 공짜로 쓰고 싶어 한다. 본인은 그걸 "부탁"이라고 부르고, "잠깐이면 돼"라고 포장한다. 하지만 그 잠깐이 석 달이 되고, 석 달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당연이 된다. 프로젝트 하나 끝내느라 사흘을 꼬박 새웠다. 옆자리 동료가 다가온다. "대단하다, 나도 좀 알려줘. 십 분이면 돼." 십 분이 사흘이 되고, 그 사람은 당신이 가르쳐준 걸로 승진했다. 고맙다는 말은 없었다. 차를 뽑았더니 친척들이 줄을 선다. "어차피 같은 방향이잖아." 같은 방향이 매주 반복되고, 기름값 한 번 내미는 사람이 없다. 어느 순간 당신은 무료 택시가 되어 있다. 인테리어 좀 안다는 소문이 나면 친구가 찾아온다. "의견만 좀, 간단하게." 결국 발품 팔고 업체 비교하고 자기 집보다 더 뛰어다닌다. 돌아오는 건 "추천한 자재가 비싸다"는 한 마디. 이 사람들한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대가 없이 당신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거다. 친구란 건 서로 온기를 나누는 사이지, 한쪽이 일방적으로 쬐는 난로가 아니다. 양쪽 다 줄 게 있을 때 관계가 유지된다. 한쪽만 계속 내놓고, 한쪽은 계속 가져가면, 그건 관계가 아니라 착취다. 더 교묘한 형태가 있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라는 포장지. 장사 잘하는 사람이 있었다. 친척 하나가 애를 데리고 와서 십 일, 이십 일씩 눌러앉았다. "애한테 좀 배우게 해줘." 먹고, 자고, 쓰고, 떠날 때 옷 몇 벌과 화장품도 챙겨 갔다. 한번은 참다못해 "요즘 좀 바빠서 어렵다"고 했다. 그 친척은 돌아서서 이렇게 말하고 다녔다. "돈 좀 벌더니 사람이 변했다. 가난했을 때 누가 도와줬는데." 이게 전형적인 구조다. 내가 없으니 네가 내줘야 한다. 안 내주면 네가 나쁜 사람이다. 가져가는 건 권리이고, 거절하는 건 배신이다. 이런 사람의 논리는 언제나 같다. 네 것은 내 것이고, 내 것도 내 것이다. 네가 주는 건 당연하고, 내가 받는 건 자연스럽다. 네가 싫다고 하면, 변한 거고, 잘난 척하는 거고, 은혜를 모르는 거다. 관계의 본질은 교환이다. 차갑게 들리겠지만 사실이다. 오래가는 관계를 하나 떠올려 보라. 반드시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고 있다. 돈일 수도 있고, 마음일 수도 있고, 정보일 수도 있다. 같이 있으면 편하다, 그것도 교환이다. 둘 다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서로 제공하고 있으니까. 한쪽이 계속 내놓기만 하면, 그 관계는 반드시 무너진다. 내놓는 사람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가져가는 사람이 바닥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걸 계산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친구 사이에, 가족 사이에 이렇게까지 따져야 하냐고. 따지는 게 아니다. 선을 긋는 거다. 선이 없는 관계는 담이 없는 집이다. 누구든 들어와서 밟고, 가져가고, 심하면 벽돌 몇 장 떼어간다. 집이 무너져도 아무도 안 고쳐준다. "원래 부실했다"고 할 뿐이다. 진짜 아끼는 사이라면 상대의 수고를 아깝게 여긴다. 당연하게 소비하지 않는다. 이십 년 넘게 알고 지내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무언가를 부탁할 때 반드시 먼저 말한다. 뭘 해야 하는지, 얼마나 걸리는지, 자기가 뭘 해줄 수 있는지. 가끔 글 하나 봐달라고 하면 바로 송금을 한다. 안 받으면 화를 낸다. "안 받으면 친구가 아닌 거다." 이게 어른의 사귐이다. 도와줄 수 있다, 하지만 네가 받을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다. 내가 주고 싶어서다. 안 줘도 되는 거지, 네가 아쉬운 소리 할 일이 아니다. 아까워하는 사람에게 세상은 되돌려준다.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세상은 거둬간다. 그러니까, 자기한테 가격표를 붙여라. 시간에 가격이 있다. 한 시간에 얼마짜리인지 자기가 정하면 된다. "잠깐만"이라는 말에 그 시간을 공짜로 넘기지 마라. 모든 기술에 가격이 있다. 몇 년을 갈고닦은 거다. 밤을 새운 거다. 피가 마른 거다. 남이 공짜로 쓰라고 만든 게 아니다. 본인 공짜로 주겠다는 것과, 남에게 공짜로 내놔라 그건 다른 이야기다. 인맥에 가격이 있다. 한 명 한 명 쌓은 거다. 그리고 인맥을 유지하는데는 돈과 시간이 들어간다. 그 인맥을 빌려주는데는 댓가가 든다. 산타클로스가 아니다. 아무한테나 나눠줄 선물 보따리가 아니다. 감정에 가격이 있다. 기분 좋고, 기분 나쁘고, 지치고, 짜증나는 것. 전부 에너지다. 소모시키는 사람에게 그 에너지를 무한정 공급하지 마라. 공짜로 접근하려는 사람은, 결국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것을 뽑아가려는 사람이다. 당신을 좋아하는 게 아니다. 당신이 쓸모 있고, 편하고, 거절을 못 하니까 오는 거다. 쓸모가 떨어지거나, 값을 매기기 시작하면, 그 사람들은 누구보다 빨리 사라진다. 그게 모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원래 그런 거다. 거절에 미안함을 느끼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도와주면, 그건 마음이 가서 그런 거다. 도와주는 것은 의무가 아니다. 안 도와주면, 그건 내 본분이다. 안 도와줬다고 화를 내면, 그건 저쪽이 좁은 거지 이쪽 문제가 아니다. 편한 관계란, 서로 어디까지인지 아는 사이다. 넘지 않고, 소모하지 않고, 공짜로 쓰지 않는다. 자기 울타리를 세워라. 시간과 능력에 값을 매겨라. 차가워지라는 말이 아니다. 제대로 대접받으라는 말이다. 공짜로 다가오는 사람은 공짜만큼만 당신을 대한다. 그 사람들에게 쓸 에너지를, 같은 무게로 돌려주는 사람에게 쓰라. 이 한 번밖에 없는 시간을, 남의 무료 편의점으로 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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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答6
  • 염화소녀_(구)남궁현자·

    거절에 미안함을 느끼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부분은 정말 어려운 부분...입니다. 자꾸 생각이..😂

    • sean·

      이게 일부에게는 쉽고, 일부에게는 어렵습니다. 누구에게는 당연하고 쉬운 행위인데, 누구에게는 하늘과 땅만큼 어렵죠

      ♡ 1
    • 염화소녀_(구)남궁현자·

      잠도 못잘 때도 있었다는요...ㅠ.ㅠ

  • 블루베리파이·

    감사합니다

  • midori☘️·

    읽을수록 좋은 글들이 참 많네요

  • 키네시스·

    ㅠ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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