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를 좋아하는 사람, 운이 좋을리가 없다.
sean··읽음 26
세상을 대하는 방식이 세상이 나를 대하는 방식을 정한다.
남의 것을 슬쩍 얻어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밥값은 늘 누군가 내게 하고, 공용 물건은 슬쩍 집에 가져가고, 리필이 되는 곳에 가면 죽어라고 리필하고, 부페가면 화장실가서 토하고 또 와서 먹는다. 물건 사면 깍아달라는게 기본이고, 덤으로 뭐 하나라도 달라고 한다. 뭐든 공짜로 손에 넣으면 오늘 하루 이긴 기분인 사람.
본인은 요령이라고 생각한다. 자기처럼 안 사는 사람들을 바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세상은 딱지를 붙인다.
공짜를 좋아하는 건 모자람 자랑질이라는 것.
조용히 이득을 챙겼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온 세상을 향해 방송하고 있는 거다. 나는 부족합니다, 나는 모자랍니다.
어디가 모자라냐? 그건 좀 있다가 이야기 하자
그런데 이상한 건 이거다. 남의 것을 잘 챙기는 사람이, 남에게 가장 쉽게 당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작은 이득에 눈이 돌아가니까.
사기꾼이 연구하는 대상은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공짜에 약한 사람이다.
"지금 가입하면 무료", "선착순 100명 특별 혜택" 같은 문장에 손이 가는 사람. 미끼가 작을수록 잘 걸리는 물고기가 있다. 피싱전화가 온다. 지금 보다 더 싸게 휴대폰, 인터넷을 가입하게 해준다고 한다. 그러면 또 알아본다면서 본인 정보 넘긴다.
탐은 모자람이 열어놓은 문이다. 문 뒤에는 항상 사냥꾼이 서 있다.
한 번도 굶어본 적 없는 사람은 밥상 위 마지막 반찬을 먼저 집지 않는다.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이 진짜 원하는 건 그 물건이 아닐 수 있다. "이번에는 손해 안 봤다"는 느낌. 그게 진짜 원하는 거다.
넉넉하게 굴고 싶지 않은 게 아니다. 내줄 여유가 없는 거다.
그러니까 공짜를 좋아하는 습관의 뿌리는 욕심이 아니라 두려움이다.
얻지 못할까 봐 두렵고, 또 손해 볼까 봐 두렵고, 세상이 언제든 자기한테 불공평할 거라고 믿으니까 먼저 손을 뻗는다.
이 두려움이 한번 켜지면 사람은 넉넉해질 수가 없다.
넉넉함이란 건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거다. 마음속 잔고가 늘 마이너스인 사람한테 한 푼이라도 더 내놓으라고 하면, 살을 베는 것과 같다.
머릿속에 테이블이 하나 있다. 테이블 위에 떡이 한 덩이 놓여 있다. 누가 한 입 더 먹으면, 내 몫이 한 입 줄어든다.
그래서 떡을 키울 생각은 못 하고, 나눌 때 한 조각이라도 더 챙기는 데만 집중한다.
그 한 조각을 손에 넣는 순간은 진짜 뿌듯하다. 대단한 걸 해낸 기분이 든다.
그런데 바깥에서 보는 반응은 다르다. 한번 허용하고, 두 번째부터는 거리를 둔다. 이걸 본인만 모른다.
공짜를 한 번 챙길 때마다 상대방 머릿속에 딱지가 하나 붙는다.
"이 사람은 챙기는 사람이다."
이 딱지에는 이자가 붙는다. 복리로.
십 년 뒤, 동료는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안 하고, 친구는 좋은 자리를 소개해주지 않고, 찾아왔어야 할 기회가 하나도 오지 않는다.
잃어버린 게 뭔지도 모른다. 눈에 안 보이니까. 아예 오지 않으니까, 기회를 잃었는지도 모른다. 소탐대실이란 단어는 자기랑 관계없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잃은 것은 안보이고, 얻은것만 보이니까.
본인은 매번 이겼다고 느낀다.
사람은 비슷한 사람끼리 모인다.
남을 계산하는 사람 곁에는 나를 계산하는 사람이 온다.
서로 믿지 않는 물속에 함께 담가져 있으면, 점점 "이 세상에 진심인 사람은 없다"고 확신하게 된다. 그러면 더 먼저 챙기게 되고, 더 먼저 챙기면 더 그런 사람만 모인다.
같은 자리를 빙빙 돈다. 평생.
매번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주변 사람을 전부 잃은 거다.
도덕경(道德經) 44장에 이런 말이 있다.
甚愛必大費 多藏必厚亡
지나치게 아끼면 반드시 크게 쓰게 되고, 많이 쌓아두면 반드시 크게 잃는다.
움켜쥐는 힘이 강할수록 빠져나가는 것도 크다. 이천오백 년 전 사람이 이미 이 구조를 꿰뚫어 보고 있었다.
공짜를 좋아하는 순간, 자기한테 가격표를 붙이고 있는 거다.
천 원 아끼려고 십 분을 버틴다면, 그 십 분의 값이 천 원이다.
사람 값은 남이 매기는 게 아니다. 자기가 매일 하는 작은 선택이 쌓여서 정해진다.
가격이 낮아지면 하늘에서 좋은 게 떨어져도 못 받는다. 그게 뭔지를 모르니까.
내줄 수 있을 때 내주고, 남이 계산할 때 따라가지 않고, 먼저 챙길 수 있는 자리에서 한 발 빼는 사람한테 세상이 돌려주는 건, 양보한 그 작은 것보다 항상 크다.
내주지 못하는 사람은 계속 가난하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가난해서다. 마음의 가난은 오래 두면 주머니의 가난이 된다.
운이라는 건 대단한 비밀이 아니다.
작은 선택을 항아리에 담아서 시간이 천천히 발효시킨 것이다.
매일 "모자라다" 쪽 항아리에 동전을 넣는 사람이 있고, 반대쪽에 넣는 사람이 있다.
항아리는 알아서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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