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평생 가질 수 있는 가장 센 힘은 ?
sean··읽음 34
젊을 때는 힘이 바깥에 있다고 생각한다.
통장 잔고, 인맥, 체력, 직함. 이런 것들이 나를 지켜 줄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죽을힘을 다해 바깥으로 손을 뻗는다. 물건을 사 모으듯 안전장치를 쌓는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안다. 바깥에 기대어 세운 것들은 바람이 불면 같이 흔들린다는 것을. 통장은 한 번의 사고로 비고, 인맥은 내가 쓸모없어지면 전화가 안 온다. 체력은 말할 것도 없다.
세월이 못 빼앗는 힘이 딱 하나 있다.
마음이 바른 것.
바른 마음이라고 하면 도덕 교과서 같아서 하품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착하게 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바른 마음은 생존 전략이다.
바른 마음은, 유혹 앞에서 계산이 빠르다
유혹은 무섭게 생기지 않는다. 기회의 탈을 쓰고 온다. 지름길의 포장지를 두르고 온다.
마음이 바른 사람이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성인군자여서가 아니다. 안에 기준이 서 있어서다. 기준이 서 있으면 밖에서 뭐가 와도 저울질할 필요가 없다. 건드리면 안 되는 것은 손도 안 대고, 가져가면 안 되는 것은 눈길도 안 준다.
이게 왜 힘이냐면, 고민하는 시간이 줄기 때문이다.
유혹에 빠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을 보면 안다. 그 사람을 잡아먹는 것은 유혹 자체가 아니라, 유혹과 양심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느라 새는 기운이다. 바른 마음은 그 줄다리기를 안 한다. 안 하니까 기운이 안 샌다. 기운이 안 새니까 정작 해야 할 일에 온전히 쓸 수 있다.
명리학에서 인성(印星)이 하는 일이 이것이다. 인성은 나를 낳아 주는 기운인데, 동시에 식상(食傷)의 과도한 발산을 눌러 준다. 인성이 제자리에 있으면 마음이 바깥으로 새지 않는다. 욕심이 올라와도 한 박자 멈추는 브레이크가 있다. 인성이 약하거나 없는 사주에서 식상이 왕하면, 생각한 게 바로 입으로 나오고 마음에 드는 것에 바로 손이 간다.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다. 브레이크가 없는 것이다.
사주에 인성이 있든 없든, 바른 마음은 후천적으로 만드는 브레이크다.
바른 마음은, 뒷말의 방탄조끼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반드시 말이 돈다.
오해, 질투, 뜬소문. 이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이 셋만 모이면 생기는 것이다.
보통 사람은 누가 나를 욕했다는 말을 들으면 잠을 못 잔다. 해명해야 하나, 따져야 하나, 가만있으면 인정하는 꼴 아닌가. 이렇게 머릿속이 돌아간다.
마음이 바른 사람은 이 소모가 적다. 빚진 것이 없으니 숨길 것이 없고, 숨길 것이 없으니 들킬 것이 없다. 거짓말을 한 사람은 기억력이 좋아야 한다. 앞에서 한 말과 뒤에서 한 말을 맞춰야 하니까. 바른 사람은 기억력이 나빠도 된다. 어디서든 같은 말을 하니까.
시간이 지나면 뜬소문은 가라앉고, 그 사람의 행실만 남는다. 급하게 해명하느라 기운을 쓸 필요가 없다. 시간이 대신 해 준다.
남의 입에서 나를 찾으려고 하면 평생 바쁘다. 남의 입은 내 관할이 아니다.
바른 마음은, 바닥에서 무너지지 않는 뼈다
잘 나갈 때는 누구나 괜찮아 보인다. 진짜가 드러나는 것은 안 풀릴 때다.
일이 꼬이고, 돈이 막히고, 사람이 떠나갈 때. 이때 가장 먼저 올라오는 감정은 원망이다. 세상이 불공평하다, 저놈은 되는데 왜 나만 안 되나. 이 감정을 따라가면 두 가지 길이 나온다. 자포자기하거나, 수단을 안 가리거나.
마음이 바른 사람은 이 두 길로 안 간다.
실패를 남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원망을 엉뚱한 사람한테 쏟지 않는다. 무너졌으면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쌓는다. 이게 대단해서가 아니라, 자기 안에 허물어지지 않는 줄기가 하나 있기 때문이다. 그 줄기는 "나는 떳떳하다"는 사실이다.
떳떳한 사람은 바닥에서도 체면을 지킨다. 체면이라고 해서 남 보기에 좋게 꾸민다는 뜻이 아니다. 자기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산다는 뜻이다.
적천수(滴天髓)에 이런 대목이 있다. 一清到底有精神 管取平生富貴真. 한 번 맑으면 끝까지 맑아야 정신이 있고, 그래야 평생의 부귀가 참되다. 사주 이야기지만 사람한테도 그대로 통한다. 중간에 한 번 흐려지면 앞에서 쌓은 것이 다 탁해진다. 끝까지 맑은 것이 진짜 힘이다.
대운이 나쁠 때 버티는 사람과 무너지는 사람의 차이는, 재능이 아니라 뼈대다. 뼈대는 바른 마음에서 나온다.
바른 마음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기운이다
"좋은 사람한테는 하늘이 돕는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하늘에서 뭔가 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다.
사람 사이의 가장 단순한 이치다.
행실이 바르고 마음이 진심인 사람은 처음에는 눈에 안 띈다. 화려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오래 보면 두께가 보인다. 이 사람은 뒤통수를 안 치겠구나. 이 사람한테는 등을 맡겨도 되겠구나. 이런 믿음이 생기면 사람이 붙는다.
억지로 인맥을 만들 필요가 없다.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 자체가 가장 좋은 통행증이다. 계산할 필요도 없다. 진심은 결국 진심을 불러온다.
인생의 긴 경주에서, 서투르게 지킨 것들이 나중에 예상 못 한 도움으로 돌아온다. 그것을 풍수에서는 복인거복지(福人居福地)라 한다. 터가 사람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터를 끌어당긴다.
좋은 기운은 비는 것이 아니라 닦는 것이다.
이 시대는 변수가 많다.
바깥의 날씨를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안에서 무엇을 지킬지는 정할 수 있다.
유혹이 올 때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것. 뒷말이 돌 때 잠을 잘 수 있는 것. 바닥에 떨어졌을 때 수단을 안 가리는 것. 이 셋을 할 수 있으면 대부분의 일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
잘 되는 사람의 공통점을 오래 관찰하면 한 가지가 보인다.
재능이 있어서 된 사람은 있다. 운이 좋아서 된 사람도 있다. 그런데 재능도 운도 아닌데 어떻게든 살아남은 사람은, 대부분 마음이 바른 사람이다.
그런데 알고 있는 것과 지키며 사는 것 사이에는, 사람 하나가 들어갈 만큼의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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