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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는 하늘을 받아 적은 기록이다: 해와 목성, 북두칠성, 그리고 열두 궁

사주는 하늘을 받아 적은 기록이다: 해와 목성, 북두칠성, 그리고 열두 궁

사주를 두고 음양오행이라는 옛 관념을 사람에게 덮어씌운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머릿속에서 지어낸 다섯 가지 범주를 생년월일에 대입하는 놀이라는 것이다.

여덟 글자가 어디서 왔는지 하나씩 따라가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년주(年柱)는 목성의 걸음에서 이름을 얻었다. 월주(月柱)는 황도 위 해의 자리에서 나왔다. 일주(日柱)는 해가 뜨고 진 횟수를 끊김 없이 센 것이다. 시주(時柱)는 하루 동안 해가 하늘의 어느 방향에 서 있었는지를 적은 것이다.

사주는 태어난 순간의 하늘을 간지(干支)라는 눈금으로 받아 적은 기록이다.

그리고 사주를 읽을 때 쓰는 궁(宮)이라는 개념에는 서쪽 점성술의 하우스(house)가 실크로드를 건너와 남긴 자국이 있다.


목차
  1. 네 기둥은 무엇을 쟀나
  2. 년주: 목성이 열두 해에 한 바퀴
  3. 월주: 해가 황도 위 어디에 있는가
  4. 일주: 한 번도 끊긴 적 없는 날의 사슬
  5. 시주: 하루 속 해의 방향
  6. 대운: 태어난 뒤 해가 걸어간 거리
  7. 음양오행도 하늘에서 내려왔다
  8. 궁: 하우스에서 건너온 자리

1. 네 기둥은 무엇을 쟀나

먼저 전체를 한눈에 본다.

기둥무엇을 셌나하늘의 근거바뀌는 경계
년주해(年)목성의 열두 해 주기에서 온 이름, 태세(太歲)입춘(立春), 해의 황경 315도
월주계절황도 위 해의 자리, 북두칠성 자루의 방향열두 절(節), 해가 30도 움직일 때마다
일주날해가 한 번 뜨고 지는 것자시(子時)의 시작
시주하루 속 시각하늘에서 해가 선 방향진태양시(眞太陽時) 두 시간마다

네 기둥 가운데 달(月, moon)이 주인 노릇을 하는 곳은 하나도 없다.

사주를 음력으로 보는 것이라고 아는 사람이 많은데, 사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해의 달력이다. 이 이야기는 월주에서 다시 한다.


2. 년주: 목성이 열두 해에 한 바퀴

해를 세는 별

옛사람은 목성을 세성(歲星)이라 불렀다. 해를 세는 별이라는 뜻이다.

목성은 하늘을 한 바퀴 도는 데 약 11.86년이 걸린다. 옛 천문가는 이것을 열두 해로 보고, 하늘의 띠를 열두 구간으로 나눴다. 이것이 십이차(十二次)다. 성기(星紀), 현효(玄枵), 추자(娵訾) 같은 이름이 붙었다.

목성이 한 해에 한 칸씩 옮겨 가니, 목성이 어느 칸에 있느냐로 그해의 이름을 불렀다. 한 해를 뜻하는 세(歲)라는 글자가 목성의 이름에 그대로 박혀 있는 까닭이다.

거울 속의 별, 태세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목성은 황도를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인다. 땅의 열두 방위에 붙인 십이지(十二支)는 그 반대 방향으로 돈다. 목성의 걸음과 지지의 순서가 엇갈린다.

그래서 옛 천문가는 목성과 정확히 거울처럼 마주 보며 반대로 도는 가상의 천체를 세웠다. 이것이 태세(太歲)다. 세음(歲陰), 태음(太陰)이라고도 불렀다.

태세가 인(寅)에 있는 해를 섭제격(攝提格), 묘(卯)에 있는 해를 단알(單閼)이라 불렀다는 기록이 이아(爾雅)에 남아 있다. 오늘날 인년, 묘년이라 부르는 이름의 옛 모습이다.

하늘을 떠나 셈이 되다

목성의 실제 주기는 열두 해가 아니라 11.86년이다. 이 작은 차이가 쌓여 약 86년마다 목성이 한 칸을 건너뛴다. 이것을 초진(超辰)이라 한다.

하늘의 목성과 그해의 이름이 자꾸 어긋나자, 결국 목성을 직접 보는 일을 그만두고 육십갑자를 차례로 세는 방식이 굳었다. 후한 원화(元和) 2년, 서기 85년에 사분력(四分曆)을 반포한 뒤로 간지로 해를 세는 법이 나라의 공식이 되었다.

그러니 오늘 우리가 쓰는 년주는 목성이 실제로 어디 있는지와 상관없이 세어 나간 숫자다.

하지만 년주가 열두 해마다 같은 지지로 돌아오는 것, 띠가 열둘인 것, 류년(流年)을 지금도 태세라 부르는 것은 모두 목성에서 왔다.

이름은 목성, 경계는 해

여기서 하나를 짚어야 한다.

년주의 이름은 목성에서 왔지만, 년주가 바뀌는 날은 해가 정한다. 입춘은 해가 황도 위 315도에 닿는 순간이다.

설날은 달이 정한다. 그래서 년주는 설날에 바뀌지 않는다. 설날과 입춘 사이에 태어난 사람의 띠와 년주가 어긋나는 일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류년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두 글자로 들어오는 바깥의 힘이라는 것도, 하늘의 그림으로 보면 자연스럽다. 머리 위의 큰 별 하나가 한 칸 옮겨 가면, 그 아래 사는 모든 사람이 같은 하늘을 이고 한 해를 산다.


3. 월주: 해가 황도 위 어디에 있는가

절기는 해의 자리다

24절기는 해가 황도를 한 바퀴 도는 길을 15도씩 나눈 것이다. 이 각도를 황경(黃經)이라 한다. 그 가운데 달을 여는 열두 개가 절(節)이다.

절해의 황경여는 달
입춘(立春)315도인월(寅月)
경칩(驚蟄)345도묘월(卯月)
청명(淸明)15도진월(辰月)
입하(立夏)45도사월(巳月)
망종(芒種)75도오월(午月)
소서(小暑)105도미월(未月)
입추(立秋)135도신월(申月)
백로(白露)165도유월(酉月)
한로(寒露)195도술월(戌月)
입동(立冬)225도해월(亥月)
대설(大雪)255도자월(子月)
소한(小寒)285도축월(丑月)

월주가 바뀌는 순간은 해가 이 각도에 닿는 순간이다. 분 단위까지 정해져 있다.

오늘 쓰는 절기는 청나라 시헌력(時憲曆) 이후 해의 실제 위치로 나눈 것이다. 지구는 1월 무렵 해에 가장 가까워 빨리 돌고, 7월 무렵 가장 멀어 느리게 돈다. 그래서 겨울의 절기 사이는 짧고 여름의 절기 사이는 길다.

달마다 날수가 다른 것은 달력을 대충 만들어서가 아니라, 해가 실제로 그렇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북두칠성의 자루

옛사람이 계절을 읽은 또 하나의 시계는 북두칠성이었다.

斗柄東指,天下皆春;斗柄南指,天下皆夏;斗柄西指,天下皆秋;斗柄北指,天下皆冬。

북두칠성의 자루가 동쪽을 가리키면 천하가 봄이고, 남쪽을 가리키면 여름, 서쪽을 가리키면 가을, 북쪽을 가리키면 겨울이라는 말이다. 갈관자(鶡冠子)에 실린 구절이다.

초저녁에 북두칠성의 자루가 가리키는 방향을 땅의 열두 지지에 맞추면 그달의 이름이 나온다. 자루가 인방(寅方)을 가리키면 인월이다. 이것을 월건(月建)이라 한다. 달마다 자루가 한 칸씩 돌아 열두 달에 제자리로 온다.

사주는 음력이 아니다

월주는 해와 북두칠성으로 정해진다. 달이 차고 기우는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음력 초하루에 월주가 바뀌는 일은 없다. 음력 생일은 사주를 세울 때 양력과 절입(節入) 시각으로 다시 옮겨야 하는 자료일 뿐이다.

음력 날짜만 들고 사주를 세우면, 절기를 넘은 사람이 앞 달 월주를 받거나, 아직 넘지 않은 사람이 다음 달 월주를 받는 일이 생긴다.

월령이 격이 되는 까닭

월지(月支)를 월령(月令)이라 부르고, 월령 그 자체로 격(格)을 정하는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

월령은 태어난 날 해가 만들어 놓은 계절의 장(場)이다. 인월에 태어난 사람은 해가 315도와 345도 사이에 있을 때, 목(木)의 기운이 땅에서 올라오는 판 위에 태어났다.

천간에 무엇이 떠올랐는지에 따라 격을 바꿔 읽는 방식은, 그 계절 해의 자리 대신 겉에 드러난 표정을 보는 셈이다. 천간에 무엇이 떴든 그달 해의 자리는 그대로다.


4. 일주: 한 번도 끊긴 적 없는 날의 사슬

기원전 720년의 기사일

춘추(春秋)에는 노나라 은공(隱公) 3년 봄 2월 기사일(己巳日)에 일식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기원전 720년의 일이다.

천문학으로 거꾸로 계산해 보면 그 무렵 실제로 일식이 있었다. 그리고 그날부터 오늘까지 육십갑자로 날을 세는 사슬은 한 번도 끊긴 적이 없다고 본다.

나라가 바뀌고 역법이 수십 번 고쳐지는 동안에도 날의 이름에는 아무도 손대지 않았다. 해가 한 번 뜨고 지면 한 칸, 그것만 세어 왔다.

일주는 그렇게 이어진 사슬 위에서 내가 태어난 날이 몇 번째 칸인지를 적은 것이다.

천간은 해의 이름이었다

천간이 열 개인 데에도 하늘의 흔적이 있다.

상나라 사람들은 열흘을 한 단위로 삼아 순(旬)이라 했다. 갑골문에는 계일(癸日)마다 다음 열흘 동안 탈이 없겠느냐고 묻는 점이 수없이 남아 있다. 갑에서 시작해 계에서 끝나는 열흘이다.

산해경(山海經)에는 희화(羲和)가 열 개의 해를 낳았다는 신화가 실려 있다. 열 개의 해가 날마다 번갈아 하늘에 오른다는 이야기다.

갑, 을, 병, 정은 처음에는 날마다 뜨는 해의 이름이었다. 천간을 하늘 천(天) 자로 부르는 데는 까닭이 있다.


5. 시주: 하루 속 해의 방향

열두 시진(時辰)은 하루 동안 해가 하늘의 어느 방향에 있는지를 지지로 적은 것이다.

오시(午時)의 한가운데는 해가 정남쪽 가장 높은 곳에 서는 순간이다. 자시(子時)의 한가운데는 해가 발밑, 정북쪽 땅 아래 가장 깊은 곳을 지나는 순간이다. 묘시(卯時)는 해가 동쪽 지평선에 걸리는 무렵이고, 유시(酉時)는 서쪽으로 넘어가는 무렵이다.

시진의 이름이 곧 방위의 이름인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니 시주는 시계의 시각이 아니라 해의 시각으로 세워야 한다. 이것이 진태양시다.

한국의 시계는 동경 135도에 맞춰져 있어 서울 하늘의 해와 30분 남짓 어긋난다. 태어난 곳의 경도에 따라 이 차이가 달라지고, 계절마다 해가 남중하는 시각이 앞뒤로 흔들리는 균시차(均時差)가 십여 분 더해진다.

시계를 그대로 믿으면 시주는 내가 태어난 곳의 해가 아니라 일본 아카시(明石) 부근을 지나는 자오선을 기준으로 세워진다. 시진의 경계에 걸린 사람은 시주가 통째로 바뀌고, 자시 근처라면 일주까지 바뀐다.


6. 대운: 태어난 뒤 해가 걸어간 거리

대운이 시작되는 나이를 셀 때는 태어난 날부터 다음 절(또는 지난 절)까지의 날수를 셋으로 나눈다. 사흘이 한 해, 하루가 넉 달이다.

이 셈법도 하늘에서 나왔다.

절에서 다음 절까지 해는 30도를 간다. 날수로는 대략 한 달이다. 대운 한 칸은 열 해다. 해가 한 달 동안 걷는 30도를 열 해로 옮겨 놓으면, 사흘이 한 해가 된다.

대운의 시작은 태어난 순간부터 해가 다음 경계까지 실제로 걸어가야 하는 거리다.

그래서 절입 시각은 분 단위로 정확해야 한다. 그리고 앞에서 본 것처럼 겨울과 여름의 절기 길이가 다르니, 절기 사이를 평균 날수로 대충 잡으면 대운이 바뀌는 해가 한 해씩 어긋난다. 대운 교체의 해를 잘못 잡으면 인생의 방향이 꺾인 해를 설명할 수 없다.


7. 음양오행도 하늘에서 내려왔다

음양: 해 그림자의 길이

옛사람은 땅에 막대를 세워 정오의 해 그림자를 쟀다. 이 도구를 규표(圭表)라 한다.

그림자가 가장 긴 날이 동지(冬至)이고, 가장 짧은 날이 하지(夏至)다. 동지가 드는 달이 자월(子月)이고, 하지가 드는 달이 오월(午月)이다.

동지부터 해가 다시 길어지니 자월에서 양(陽)이 처음 생긴다. 하지부터 해가 짧아지니 오월에서 음(陰)이 처음 생긴다. 열두 지지 위로 양이 차오르고 음이 차오르는 순환은 해 그림자의 길이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음양은 관념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막대 하나와 해 그림자에서 출발했다.

오행: 한 해 동안 해가 만드는 판

오행을 한 해에 얹으면 이렇다.

오행계절해와 땅의 형편
목(木)봄해가 올라오고 기운이 위로 뻗는다
화(火)여름해가 가장 높고 기운이 밖으로 퍼진다
금(金)가을해가 내려가고 기운이 안으로 거둬진다
수(水)겨울해가 가장 낮고 기운이 뿌리로 숨는다
토(土)네 계절의 끝계절이 넘어가는 자리, 각 계절 끝의 열여드레

토가 계절 하나를 통째로 갖지 않고 네 계절의 끝자락을 나눠 맡는 것도, 해의 한 해가 넷으로 갈라지고 그 사이마다 넘어가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진(辰), 술(戌), 축(丑), 미(未)가 각 계절의 마지막 달에 놓인 까닭이다.

다섯 행성의 이름

하늘의 다섯 행성도 오행의 이름으로 불렸다.

행성옛 이름오행
목성세성(歲星)목
화성형혹(熒惑)화
토성진성(塡星, 鎭星)토
금성태백(太白)금
수성진성(辰星)수

오행이 먼저인지 별의 이름이 먼저인지는 지금도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린다.

분명한 것은 오행이 다섯 행성을 본뜬 물건 이름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행은 자라고, 피어나고, 거두고, 숨고, 넘어가는 작용의 이름이다. 그 작용이 땅의 계절에서도, 하늘의 별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불렸다.

관념이 하늘과 떨어져 따로 논 적이 없다.

신살에 남은 별

신살(神煞)의 이름에도 별이 남아 있다.

문창(文昌)은 북두칠성 국자 머리 위에 늘어선 여섯 별의 이름이다. 사기(史記) 천관서(天官書)에 문창궁(文昌宮)으로 실려 있다. 천을(天乙)도 북극 가까운 자미원(紫微垣)의 별 이름이다.

문창귀인(文昌貴人)과 천을귀인(天乙貴人)은 하늘의 별 이름을 지지의 자리에 옮겨 붙인 것이다.


8. 궁: 하우스에서 건너온 자리

시간을 지켜보는 자리

서쪽 점성술은 기원전 1세기 무렵 지중해 세계에서 지금의 꼴을 갖췄다.

이 점성술의 출발점은 태어난 순간 동쪽 지평선에 떠오르던 별자리다. 그리스어로 호로스코포스(hōroskopos)라 했다. 시간을 지켜보는 것이라는 뜻이다. 오늘날 별점을 뜻하는 영어 horoscope가 이 말에서 나왔다. 처음에는 별점 전체가 아니라 이 한 자리, 상승궁(Ascendant)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상승궁을 첫째 자리로 삼고, 거기서부터 하늘을 열두 칸으로 나눠 칸마다 삶의 한 영역을 맡겼다. 이것이 열두 하우스다. 초기에는 별자리 하나가 통째로 집 한 채가 되는 방식, 곧 홀사인(whole sign) 방식을 썼다.

실크로드를 건너오다

이 체계는 1세기 시돈의 도로테오스(Dorotheus of Sidon)가 그리스어로 쓴 점성서에 정리되었다. 3세기 무렵 페르시아어로 옮겨졌고, 8세기 말 당나라에 들어왔다.

신당서(新唐書) 예문지(藝文志)에 도리율사경(都利聿斯經)이라는 책이 실려 있다. 정원(貞元) 연간, 서기 785년에서 805년 사이에 이미건(李彌乾)이라는 술사가 들여왔다고 했다. 서천축(西天竺)에서 왔다고 적었지만, 근래 연구는 이 책이 도로테오스 계통의 그리스·페르시아 점성서였다고 본다. 도리율사라는 이름 자체가 도로테오스를 옮긴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밀교 경전을 타고 들어온 갈래도 있다. 불공(不空)이 759년에 펴낸 숙요경(宿曜經), 그리고 칠요양재결(七曜攘災決) 같은 책에 열두 자리의 이름이 한자로 정리된다.

돈황(敦煌)에서는 송나라 개보(開寶) 7년, 974년에 강준(康遵)이라는 술사가 쓴 명서(命書)가 나왔다. 서쪽의 하우스 체계와 중국의 지지가 한 장 위에 겹쳐 있는 실물이다.

열두 자리를 나란히 놓으면

서쪽의 열두 하우스와 중국 성명술(星命術)의 열두 궁을 나란히 놓아 본다.

차례서쪽의 하우스가 맡은 것성명술의 궁
1생명, 몸, 상승궁명궁(命宮)
2생계, 재물재백(財帛)
3형제형제(兄弟)
4부모, 집과 땅전택(田宅)
5자녀남녀(男女)
6질병, 종노복(奴僕)
7혼인처첩(妻妾)
8죽음질액(疾厄)
9먼 길, 여행천이(遷移)
10일, 명예관록(官祿)
11좋은 정령, 벗복덕(福德)
12나쁜 정령, 숨은 적상모(相貌)

차례가 거의 그대로 겹친다.

재물이 둘째, 형제가 셋째, 자녀가 다섯째, 혼인이 일곱째, 먼 길이 아홉째, 일이 열째다. 여섯째 하우스가 맡던 종이 노복궁으로, 열한째 하우스의 이름인 좋은 정령(Agathos Daimon)이 복덕궁으로 건너왔다. 여덟째의 죽음은 질액으로 말이 누그러졌다. 마지막 열두째만 숨은 적에서 상모로 바뀌었다.

뒤에 나온 자미두수(紫微斗數)는 이 열두 궁의 차례를 다시 짜고 부모궁을 따로 세웠지만, 명궁에서 시작해 열두 칸에 삶을 나눠 맡긴다는 뼈대는 같다.

한자 문화권에서 하늘을 궁으로 나누는 말은 사기 천관서의 중궁(中宮), 동궁(東宮) 이래로 있었다. 그 하늘의 궁 위에, 자리마다 사람의 삶 한 갈래를 맡기는 하우스의 발상이 얹혔다.

명궁은 상승궁이다

사주에도 명궁을 세우는 법이 전해진다.

태어난 달은 중기(中氣)를 경계로 삼아, 그 무렵 해가 들어 있는 하늘의 궁을 잡는다. 여기에 태어난 시를 얹고 묘(卯)에 닿을 때까지 센다. 묘는 동쪽, 해가 떠오르는 지평선이다.

해 뜰 무렵인 묘시에 태어나면, 명궁은 그때 해가 들어 있는 궁과 같아진다. 해와 함께 동쪽 지평선에 걸린 하늘의 자리이니, 이것은 서쪽 점성술의 상승궁과 같은 것이다.

근래의 연구는 명궁이라는 이름 자체가 첫째 자리, 곧 상승궁을 옮긴 말이며 페르시아어로 생명을 뜻하는 말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다만 옛 계산법은 두 시간을 한 궁으로 고르게 잘랐다. 실제 하늘에서 별자리가 지평선을 넘어가는 시간은 위도와 별자리마다 다르니, 옛 공식은 하늘을 거칠게 줄인 셈이다.

네 기둥에 접힌 궁

자평(子平)의 명리는 열두 칸을 펼치지 않고 네 기둥에 궁을 접어 넣었다.

기둥맡은 궁
년주조상, 집안
월주부모, 형제
일지(日支)배우자
시주자녀

여기에 각 사람을 가리키는 별, 곧 십신(十神)이 함께 쓰인다. 남명의 아내는 정재(正財)이고, 여명의 남편은 정관(正官)이다. 자리(宮)와 별(星)을 함께 보는 방식이다.

자리와 별을 함께 본다는 발상 자체가, 하우스와 행성을 함께 읽던 서쪽 점성술의 방식과 닮아 있다. 하우스는 무대이고 행성은 배우다. 궁은 자리이고 십신은 그 자리에 들어온 사람이다.

명리가 별을 직접 보지 않게 된 뒤에도, 별을 읽던 틀은 남았다.


간지는 하늘에서 출발해 셈이 되었다.

셈이 되었기에 지금은 망원경 없이, 별을 올려다보지 않고도 판을 세울 수 있다. 목성이 어디 있는지 몰라도 년주를 적고, 북두칠성을 보지 않아도 월주를 적는다.

다만 그 셈의 단위와 경계가 모두 하늘에서 왔다는 것을 잊으면, 입춘 대신 설날로 년주를 세우고, 절기 대신 음력 초하루로 월주를 세우고, 해 대신 시계로 시주를 세운다. 그렇게 세운 여덟 글자도 멀쩡하게 찍혀 나온다.

태어나던 그날 밤, 동쪽 지평선 위로 어느 별자리가 올라오고 있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자리는 여덟 글자 어딘가에 이미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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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答 3
  • Petros Nox·

    감사합니다

  • 익명.·

    감사합니다.

  • 키네시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