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년, 대운, 세운: 운을 부르는 세 이름
"올해 운이 어떻습니까." 이 물음 하나에 세 개의 말이 섞여 나온다. 류년, 대운, 세운.
셋은 가리키는 것이 다르다. 특히 세운(歲運)은 한 해의 운만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이것을 잘못 알면 고전의 운 이론이 처음부터 엉뚱하게 읽힌다.
먼저 짧게 갈라 둔다.
| 말 | 무엇인가 | 바뀌는 주기 |
|---|---|---|
| 류년(流年) | 그해의 간지(干支) | 한 해 |
| 대운(大運) | 월주(月柱)에서 뻗어 나가는 간지 | 열 해 |
| 세운(歲運) | 대운과 류년을 함께 부르는 말 | 대운과 류년이 각각 바뀔 때 |
- 류년: 모두에게 똑같이 오는 두 글자
- 대운: 월주에서 뻗어 나가는 열 해
- 세운: 대운과 류년을 함께 부르는 말
- 세운병림: 대운과 류년이 똑같을 때
- 셋은 어떻게 맞물리나
- 헷갈리기 쉬운 것 여섯
류년은 그해의 간지다. 2024년은 갑진(甲辰), 2025년은 을사(乙巳), 2026년은 병오(丙午), 2027년은 정미(丁未)다.
한 해에 한 번 바뀌고, 그해를 사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두 글자로 들어온다.
언제 바뀌나
류년은 입춘(立春)에 바뀐다. 양력 1월 1일도 아니고 설날도 아니다.
2026년 입춘은 2월 4일, 한국 시각으로 새벽 다섯 시 무렵이다. 2026년 설날은 2월 17일이다. 그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달력으로는 아직 을사년 섣달에 났지만, 사주로는 병오년생이다. 반대로 2월 4일 새벽 세 시에 태어났다면 같은 날인데도 을사년생이다.
2027년 입춘은 2월 4일 오전 열한 시 가까이 되어서다. 그러니 2027년 1월에 태어나는 아이도 사주의 년주는 병오다.
띠를 설날로 세는 습관 때문에 한 해 앞뒤 경계에서 년주를 잘못 적는 일이 잦다. 년주가 틀리면 대운의 순역까지 함께 틀어진다.
태세와 세군
류년은 예부터 태세(太歲)라고 불렀다. 그해를 다스리는 주인이라는 뜻이다. 높여서 세군(歲君)이라고도 한다. 류년의 천간을 세군, 지지를 태세라고 나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이름이 이렇게 무거운 데는 까닭이 있다. 원국(原局)과 대운은 그 사람 안에서 도는 힘이지만, 류년은 바깥에서 모든 사람의 판에 한꺼번에 들어오는 힘이다. 힘으로 치면 셋 가운데 가장 세다.
같은 두 글자, 열 가지 십신
모두에게 같은 병오가 들어오지만, 그 두 글자가 내 판에서 무슨 십신(十神)이 되는지는 일간(日干)이 정한다. 오화(午火)는 본기인 정화(丁火)로 셈한다.
| 일간 | 천간 병화(丙火) | 지지 오화(午火) |
|---|---|---|
| 갑목(甲木) | 식신(食神) | 상관(傷官) |
| 을목(乙木) | 상관 | 식신 |
| 병화(丙火) | 비견(比肩) | 겁재(劫財), 양인(陽刃) |
| 정화(丁火) | 겁재 | 비견, 녹(祿) |
| 무토(戊土) | 편인(偏印) | 정인(正印) |
| 기토(己土) | 정인 | 편인 |
| 경금(庚金) | 칠살(七殺) | 정관(正官) |
| 신금(辛金) | 정관 | 칠살 |
| 임수(壬水) | 편재(偏財) | 정재(正財) |
| 계수(癸水) | 정재 | 편재 |
같은 화(火)의 해인데 갑목 일간에게는 재주를 꺼내 쓰는 해가 되고, 경금 일간에게는 칠살이 천간으로 올라오는 해가 된다. 신금 일간에게는 정관 병화가 병신합(丙辛合)으로 몸에 붙고, 임수 일간에게는 병임충(丙壬沖)으로 편재와 부딪친다.
옛 책은 일간이 류년의 천간을 치는 것을 따로 경계했다. 연해자평(淵海子平)에 이런 구절이 있다.
日犯岁君,灾殃必重
일간이 세군을 범하면 재앙이 반드시 무겁다는 말이다. 임금을 신하가 치는 모양으로 본 것이다. 2026년이라면 임수 일간이 병화를 치는 해가 여기에 든다.
다만 임수 일간에게 병화는 편재다. 판이 그 편재를 감당할 힘이 있으면, 치는 일이 곧 재물을 손에 넣는 일이 되기도 한다. 이름 하나로 끝내지 않고 판의 힘을 함께 본다.
띠로 보는 태세
민간에서는 해마다 띠별로 태세와의 관계를 따진다. 2026년 병오년이라면 이렇다.
| 관계 | 띠 | 지지 관계 |
|---|---|---|
| 값태세(值太歲), 형태세(刑太歲) | 말띠 | 오오자형(午午自刑) |
| 충태세(沖太歲) | 쥐띠 | 자오충(子午沖) |
| 해태세(害太歲) | 소띠 | 축오해(丑午害) |
| 파태세(破太歲) | 토끼띠 | 묘오파(卯午破) |
명리로 보면 띠는 년지(年支) 한 글자다. 류년의 지지가 내 월지나 일지와 부딪치는 일이 년지와 부딪치는 일보다 훨씬 무겁다. 쥐띠가 아니어도 월지나 일지에 자수(子水)를 둔 사람에게 2026년은 충의 해다.
대운은 월주에서 시작해 간지를 한 칸씩 옮겨 가며 세운다. 한 칸이 열 해를 맡는다.
류년이 모두에게 같은 글자라면, 대운은 사람마다 다르다. 같은 해에 태어나도 태어난 달과 성별에 따라 전혀 다른 열 해를 산다.
순행과 역행
| 태어난 해 | 남자 | 여자 |
|---|---|---|
| 양년(陽年): 년간이 갑·병·무·경·임 | 순행(順行) | 역행(逆行) |
| 음년(陰年): 년간이 을·정·기·신·계 | 역행 | 순행 |
순행이면 월주의 다음 간지부터, 역행이면 월주의 앞 간지부터 차례로 나간다.
대운이 시작되는 나이
순행이면 태어난 날부터 다음 절기(節氣)까지, 역행이면 태어난 날부터 지난 절기까지의 날수를 센다. 여기서 절기는 입춘, 경칩(驚蟄), 청명(淸明)처럼 달이 바뀌는 열두 절(節)을 말한다.
그 날수를 셋으로 나눈다. 사흘이 한 해, 하루가 넉 달, 한 시진이 열흘이다.
같은 날 태어난 남매
1990년 5월 15일에 태어난 남매가 있다고 하자. 사주는 이렇다.
| 년주 | 월주 | 일주 | |
|---|---|---|---|
| 간지 | 경오(庚午) | 신사(辛巳) | 경진(庚辰) |
경오년은 양년이다. 남자는 순행, 여자는 역행이다.
남자는 다음 절기인 망종(芒種), 6월 6일까지 스무이틀을 센다. 셋으로 나누면 일곱 해 넉 달이다. 여자는 지난 절기인 입하(立夏), 5월 6일까지 아흐레를 센다. 세 해다.
| 첫째 대운 | 둘째 대운 | 셋째 대운 | 넷째 대운 | |
|---|---|---|---|---|
| 남자 (7세 무렵부터) | 임오(壬午) | 계미(癸未) | 갑신(甲申) | 을유(乙酉) |
| 여자 (3세 무렵부터) | 경진(庚辰) | 기묘(己卯) | 무인(戊寅) | 정축(丁丑) |
같은 날 같은 집에서 태어났는데, 서른 무렵 남자는 갑신 대운에, 여자는 무인 대운에 서 있다. 경금 일간에게 갑신은 편재 갑목이 일간의 녹(祿)인 신금(申金) 위에 앉은 열 해이고, 무인은 편인 무토가 편재 인목(寅木) 위에 앉은 열 해다. 같은 해의 류년이 두 사람에게 전혀 다르게 떨어진다.
대운은 언제 바뀌나
대운은 생일에 바뀌지 않는다. 1월 1일에도, 입춘에도 바뀌지 않는다. 날수로 계산한 바로 그날에 바뀐다. 이것을 교운(交運)이라 한다.
만세력마다 이 날짜가 어긋나는 일이 잦다. 몇 달 차이로 앞 대운의 일을 뒤 대운에 갖다 붙이면 풀이가 통째로 밀린다.
대운이 시작되기 전의 어린 시절은 월주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고 보기도 하고, 소운(小運)을 따로 세워 보기도 한다.
세운은 두 글자를 나눠 읽는다. 세(歲)는 류년이고, 운(運)은 대운이다. 그래서 세운을 본다는 말은 지금 서 있는 대운과 그해의 류년을 함께 놓고, 둘이 원국에 무엇을 하는지 본다는 뜻이다.
| 글자 | 가리키는 것 |
|---|---|
| 세(歲) | 류년, 곧 태세 |
| 운(運) | 대운 |
| 세운(歲運) | 대운과 류년을 함께 부르는 말 |
세운을 한 해의 운으로만 알고 있으면 운 이론의 절반이 떨어져 나간다. 류년 하나만 원국에 맞대어 보고, 그 사이에 서 있는 대운을 건너뛰게 된다.
두 글자를 나란히 놓은 뜻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곳이 적천수(滴天髓)다.
休咎係乎運,尤係乎歲,戰沖視其孰降,和好視其孰切。
좋고 나쁨은 운에 달려 있지만 해에는 더욱 달려 있다는 말이다. 운과 해가 서로 싸우거나 부딪칠 때는 누가 굽히는지를 보고, 서로 어울릴 때는 누가 더 가까이 붙는지를 보라고 했다.
운은 대운이고, 해는 류년이다. 적천수는 두 층을 나란히 놓고, 해의 무게를 더 높이 쳤다. 류년이 대운보다 일을 더 직접 일으킨다는 판정이 여기서 나온다.
그리고 뒷구절은 두 층이 따로 놀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운과 류년이 부딪치면 그해의 힘은 어느 한쪽으로 기운다. 어울리면 둘이 함께 한 방향으로 밀어붙인다.
그래서 펀역의 글에서 세운은 대운과 류년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그해의 운만 가리킬 때는 류년이라고 적는다. 이 구분이 서야 다음 장의 세운병림이 제대로 읽힌다.
세운병림(歲運並臨)은 대운의 간지와 류년의 간지가 한 글자도 다르지 않은 때다.
을사 대운을 지나는 사람에게 2025년 을사년이 오면 세운병림이다. 병오 대운에 서 있는 사람에게 2026년 병오년이 오면 그것도 세운병림이다.
이름 그대로다. 세(류년)와 운(대운)이 같은 간지로 함께 임했다는 말이다.
무조건 흉한가
세운병림을 들으면 겁부터 먹는 사람이 많다. 연해자평은 이렇게 적었다.
五行克战,非伤日主不为灾。岁运并临,若损用神皆有祸。
오행이 서로 치고 싸워도 일간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 재앙이 되지 않는다. 세운병림도 용신(用神)을 해치면 모두 화가 있다는 말이다.
판정의 기준이 이름에 있지 않고 용신에 있다는 것이다.
같은 간지가 두 겹으로 들어오면, 그 간지가 판에서 하는 일이 두 배로 커진다. 그 글자가 용신을 치는 글자라면 한 해에 두 번 맞는다. 그 글자가 용신을 돕는 글자라면 크게 밀어 주는 해가 된다.
다만 반가운 글자도 넘치면 문제가 된다. 판이 이미 그 오행으로 충분한데 한 해 동안 같은 글자가 두 겹으로 쌓이면, 넘친 힘이 다른 글자를 친다.
원국에 같은 간지가 이미 있으면 사정이 한 겹 더 무거워진다. 원국, 대운, 류년에 같은 간지가 셋이 된다. 그 간지가 일주라면 복음(伏吟)까지 겹친다.
평생 몇 번 오나
류년은 열 해에 열 칸을 간다. 대운은 열 해에 한 칸을 간다. 둘 사이의 거리는 순행이면 열 해에 아홉 칸, 역행이면 열한 칸씩 바뀐다.
육십갑자는 예순 칸이다. 그러니 세운병림은 순행이면 예순일곱 해 남짓, 역행이면 쉰다섯 해 남짓마다 한 번씩 돌아온다.
여든 남짓까지 여덟 대운을 놓고 세어 보면, 대부분은 평생 한두 번 만난다. 한 번도 만나지 않는 사람이 있고, 세 번 만나는 사람도 있다.
앞의 남매로 셈해 보면 이렇다.
| 첫 번째 | 두 번째 | |
|---|---|---|
| 남자 | 2002년 임오, 12세 무렵 (임오 대운) | 2069년 기축, 79세 무렵 (기축 대운) |
| 여자 | 2000년 경진, 10세 무렵 (경진 대운) | 2054년 갑술, 64세 무렵 (갑술 대운) |
남자는 예순일곱 해, 여자는 쉰네 해를 사이에 두고 두 번 만난다.
첫 번째가 어린 시절에 오는 사람이 많다. 이때의 세운병림은 본인보다 집안의 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대개 예순 언저리 이후에 오니 몸과 자리를 함께 살핀다.
같은 간지는 아니지만 부딪칠 때
대운과 류년이 같은 간지가 아니라 천간은 서로 치고 지지는 서로 충하는 때도 있다. 천극지충(天剋地沖)이다. 적천수의 앞 구절, 싸울 때는 누가 굽히는지를 보라는 말이 바로 이 경우다.
어느 쪽이 내 판의 용신 편에 서 있는지, 어느 쪽이 원국에 뿌리를 더 두고 있는지를 보면 그해 힘이 어디로 기울지가 드러난다.
세 층을 줄여서 원국은 몸이고, 대운은 기세이며, 류년은 응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이렇게 줄이면 류년을 결과가 드러나는 시점 정도로 낮춰 보게 된다. 적천수가 해의 무게를 운보다 높이 친 것과도 어긋난다. 펀역은 세 층을 이렇게 본다.
| 층 | 바뀌는 주기 | 누구에게 | 힘의 방향 | 하는 일 |
|---|---|---|---|---|
| 원국 | 바뀌지 않음 | 그 사람에게만 | 안 | 사주가 올라설 수 있는 높이의 기초를 정한다 |
| 대운 | 열 해 | 그 사람에게만 | 안 | 그 기초를 굳히거나, 허물거나, 한동안 다른 모양으로 바꿔 놓는다 |
| 류년 | 한 해 | 모든 사람에게 같은 두 글자 | 밖 | 가장 센 힘으로 판에 들어와 일을 일으킨다 |
원국과 대운은 그 사람 안에서 도는 힘이다. 류년은 바깥에서 들이치는 힘이고, 힘으로는 셋 가운데 가장 세다.
흔히 대운은 기후, 류년은 날씨에 비유한다. 맞는 비유다. 다만 날씨가 기후보다 약하다는 뜻으로 읽으면 틀린다.
태풍은 그 지방이 어떤 기후인지 묻지 않고 지붕을 날린다. 그 대신 같은 태풍 앞에서 어떤 집은 기와 몇 장을 잃고, 어떤 집은 통째로 무너진다. 집을 어떻게 지었는지가 원국이고, 그 계절에 집이 어떤 상태였는지가 대운이다.
그래서 류년만 보면 같은 병오년에 누구는 일어서고 누구는 넘어지는 까닭을 설명하지 못한다. 대운만 보면 좋은 대운 한가운데서 크게 다치는 해를 짚지 못한다. 원국을 모르고 둘만 보면, 큰 배가 파도를 만난 것과 작은 배가 순풍을 만난 것을 같은 저울에 올리게 된다.
하나, 류년은 설날에 바뀌지 않는다.
입춘에 바뀐다. 1월과 2월 초에 태어난 사람은 년주부터 다시 확인해야 한다.
둘, 월운도 달력의 1일에 바뀌지 않는다.
달마다 절기에 바뀐다. 10월이라도 한로(寒露) 전이면 아직 앞달의 간지다.
셋, 대운은 생일에 바뀌지 않는다.
날수로 계산한 교운일에 바뀐다.
넷, 태세는 대운이 아니다.
태세는 그해의 간지, 곧 류년을 높여 부르는 이름이다. 그래서 띠별로 따지는 태세도 해마다 바뀐다.
다섯, 세운은 한 해의 운이 아니다.
세는 류년, 운은 대운이다. 세운은 둘을 함께 부르는 말이고, 세운병림은 그 둘이 같은 간지로 겹친 때다.
여섯, 자미두수(紫微斗數)의 열 해는 대한(大限)이라 부른다.
자미두수는 열두 궁 가운데 한 궁이 열 해를 맡는다. 해마다의 운은 류년으로 따로 본다. 같은 열 해라도 명리의 대운은 간지 하나가 맡고, 자미두수의 대한은 궁 하나가 맡는다.
올해 병오가 내 판에 무엇으로 들어왔는지는 류년이 말한다. 그 화를 어떤 대운이 맞이했는지는 지금 서 있는 열 해가 말한다.
그리고 지금의 대운 간지가 류년으로 한 번 더 찾아오는 해가 내 평생에 있는지, 있다면 몇 살 무렵인지는 손가락으로 꼽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