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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알게 되면, 피할 줄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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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평생 어울리는 법을 배운다.
어떻게 하면 무리에 섞이는지, 어떻게 하면 미움받지 않는지, 어떻게 하면 관계 속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지내는지.
그런데 삶이 어느 정도 보이기 시작한 사람은 반대 방향의 기술을 익힌다.
누구를 곁에 둘지가 아니라, 누구를 곁에서 내보낼지.
문은 안쪽으로 열린다. 누구를 들일지, 누구를 내보낼지 정하는 손잡이는 처음부터 내 쪽에 달려 있었다.
곁에 두는 사람이 곧 나의 풍수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명리의 언어로 옮기면 이렇게 된다.
팔자의 글자는 종이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실에서는 전부 사람으로 나타난다.
십신(十神)은 여덟 글자 사이의 관계를 이름 붙인 것이지만, 살아 있는 판에서 십신은 언제나 구체적인 얼굴을 하고 온다.
재성(財星)은 통장 잔고이기 전에 거래처 사장의 얼굴로 오고, 인성(印星)은 자격증이기 전에 나를 가르쳐 준 스승의 얼굴로 온다.
희신에 해당하는 사람 곁에서는 같은 노력이 두 배로 돌아오고, 기신(忌神)에 해당하는 사람 곁에서는 같은 노력이 소리 없이 새어 나간다.
그러니 사람을 가려내는 눈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판을 읽는 눈이다.
피해야 할 부류를 명리의 자리로 짚어 보면 세 가지가 나온다.
첫 번째. 속을 감춘 사람.
말 속에 말이 있고, 웃음 뒤에 계산이 있는 사람.
나는 정을 나눈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는 주판을 튕기고 있고, 나는 친구로 대하는데 상대는 나를 쓸 만한 밑천으로 본다.
이 부류가 무서운 이유는 겉모습 때문이다. 대개 내 편의 얼굴을 하고 온다.
명리에서 이 자리에 앉는 글자가 겁재(劫財)다.
비견(比肩)은 나와 같은 오행에 같은 음양이라 속이 훤히 보이는 동료지만, 겁재는 같은 오행에 음양이 다르다.
겉은 나와 같은 기운이라 형제 같고 동지 같은데, 속의 방향이 다르다.
그래서 겁재의 손은 어깨에 얹혀 있고, 눈은 내 재성에 가 있다.
옛사람들이 겁재가 재성을 보면 빼앗는다고 잘라 말한 것은, 겁재가 악해서가 아니라 그 구조가 원래 그렇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을 만났을 때 흔히 하는 실수가 머리로 이겨 보려는 것이다.
어느 말이 진심이고 어느 말이 계산인지 가려내느라 진을 빼고, 내가 더 성실하면 상대도 솔직해지리라 기대한다.
그 성실함은 상대에게 내 패를 더 자세히 보여 주는 일이 될 뿐이다.
명리의 처방은 다르다. 겁재를 다루는 길은 겁재보다 영리해지는 것이 아니다.
관살(官殺)로 눌러 질서를 세우거나, 그럴 힘이 없으면 재성을 드러내지 않고 자리를 옮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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