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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 많은 남자에게 누가 부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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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사주를 보다 보면 자주 마주치는 장면이 있다. 재성(財星)이 사주에 서너 개씩 널려 있는 명국(命局)이다. 남명(男命)에서 재성은 처와 이성 인연을 가리키니, 당사자든 보는 사람이든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이 많은 재성 가운데 도대체 어느 글자가 내 처인가.
흔한 답부터 치워 놓고 시작한다. 정재(正財)는 본처고 편재(偏財)는 애인이니 정재부터 찾으면 된다는 답이다. 연해자평(淵海子平) 육친총론에 그 뿌리가 있다.
正財爲妻 偏財爲妾 爲父是也
정재는 처이고, 편재는 첩이며 아버지라는 말이다. 육친(六親)의 기본 배속으로는 맞다. 남자에게 처는 정재, 이것이 표준이다.
그런데 이 배속을 실제 명국 판별에 기계처럼 갖다 대면 틀리기 시작한다. 사주에 편재만 있고 정재가 없는 남자도 멀쩡히 장가를 가고, 정재가 셋인 남자의 처가 그 셋 중 어느 정재인지는 음양 표찰만으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기준을 세우기 전에 쉬운 경우부터 정리한다.
재성이 사주에 딱 하나만 있으면 고민할 것이 없다. 그 하나가 처다. 정재 하나만 있으면 정재가 처고, 편재 하나만 있으면 편재가 처다. 다만 어느 쪽이 처가 되느냐에 따라 결혼 생활의 색깔은 달라진다.
정재는 일간(日干)과 음양이 달라 서로 끌어당기는 사이다. 정식이고 안정적이며 다룰 수 있는 인연이다. 정재가 처인 남자는 애정관이 한 우물이고 가정에 대한 책임이 무겁다. 배필을 고를 때도 살림 잘하고 알뜰한 쪽에 눈이 가고, 그렇게 만난 처도 집안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유형이 많다.
편재는 일간과 음양이 같아 극하되 밀어내는 기운이 섞인 사이다. 비정식이고 유동적이며 손에 잘 안 잡히는 인연이다. 편재가 처인 남자는 애정관에 치우친 맛이 있다. 틀에 박힌 관계를 갑갑해하고 새로운 자극에 약하며, 배필도 살림꾼보다는 매력 있고 분위기 있는 여자에게 끌린다. 정 붙인 사람을 아끼는 힘은 정재 쪽보다 약하다.
문제는 재성이 여럿일 때다. 이때 정재 표찰만 보고 처를 정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처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 보면 된다. 처는 나와 한집에서 살을 맞대고 사는 사람이고, 혼인이라는 구속으로 묶인 사람이다. 부모가 첫 혈연이라 해도 그 긴밀함은 장가들기 전까지의 이야기고, 성가한 뒤 남자와 가장 촘촘하게 얽히는 육친은 처다. 그러니 여러 재성 가운데 처를 찾는 일은 표찰 찾기가 아니라 비중 찾기다. 일간과 가장 깊이 얽히고, 일간의 마음을 가장 크게 붙들고 있는 재성이 처다.
그 비중을 재는 잣대가 셋이다.
첫째 잣대, 자리다. 가까운 것이 처다.
년주(年柱)와 월주(月柱)는 집 바깥이고, 일주(日柱)와 시주(時柱)는 집 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