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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에 돈 버는 풍수가 진짜 있을까
A군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풍수사 한 명을 알게 되었는데, 그 풍수사가 이런 말을 해줬다고 한다.
산관인정 수관재(山管人丁 水管財).
풍수에서 가장 큰 비결이라는 거다.
쉽게 말하면 이런 이야기다.
집 밖에 있는 나보다 높은 산이나 건물, 집 안에 있는 키 큰 장롱 같은 것들.
이런 건 다 가만히 멈춰 있다.
그래서 든든한 뒷배가 된다.
이 뒷배가 좋으면 식구들 일이 잘 풀리고 건강도 좋다.
반대로 나보다 낮은 강이나 도로, 광장 같은 것.
집 안에서는 출입문 같은 곳.
사람이 머무르지는 않지만 자꾸 지나다니는 자리.
이걸 수(水)라고 부른다.
이 수가 집안 재물 운을 좌우한다.
풍수의 기본은 별게 아니다.
이 두 가지가 어그러지지 않게 잘 관리하는 것.
딱 그만큼이다.
A군은 당연히 돈을 벌고 싶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집 현관 앞에 신발이 잔뜩 널려 있었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신발 때문에 통로가 막힌 꼴이다.
이거 수법(水法)이 영 안 좋은 게 아닌가 싶었다.
마침 연휴라 시간이 났다.
신발을 죄다 신발장에 집어넣었다.
바닥에 굴러다니던 것들이 사라지니 현관이 훤해졌다.
청소를 끝내고 며칠 휴가가 남았기에 부부는 시골 본가로 내려갔다.
시골 친척들은 한가할 때마다 마작판을 벌인다.
A군 아내도 옆에서 구경하다가 손이 근질근질해진 모양이었다.
문제는 A군 집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것.
많이 잃으면 곤란하다.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100위안짜리 잔돈을 세어 가지고 갔다.
시골 마작이라야 한 판에 몇 위안 오가는 수준이다.
오후 내내 쳐도 100위안이면 충분하다.
다 잃어도 친척 어른들 용돈 드린 셈 치면 그만이다.
A군이 인색해서가 아니다.
시골 친척들은 동네 기원에서 매일 손을 푸는 선수들이다.
어쩌다 한 번 잡는 아내가 이길 리가 없다.
그냥 잃고 즐거우면 그만이라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저녁때 집에 돌아오면서 아내가 슬며시 표정을 풀더니 귓속말을 했다.
오늘 돈 땄다는 거다.
오후 내내 친 결과 144위안을 벌었다고 한다.
A군도 웃음이 났다.
다 잃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144위안을 들고 돌아왔다.
아침에 현관 정리하고 저녁에 돈이 들어왔다.
이거 효과 한번 즉방이네.
A군은 그렇게 생각했다.
자, 여기까지가 이야기다.
그런데 풍수를 좀 아는 사람이 보면 슬쩍 웃을 대목이 몇 군데 있다.
먼저 현관 신발 정리 이야기.
이건 풍수 책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현관은 기운이 드나드는 통로다.
이걸 막아두면 들어올 재물도 못 들어온다는 게 정설이다.
그래서 현관에 신발은 한두 켤레만, 나머지는 신발장 안으로.
이건 풍수라기보다 그냥 살림의 상식에 가깝다.
하지만 정리 한 번 했다고 그날 오후에 돈이 들어온다.
이게 정말 풍수 효과일까.
풍수에서 발복(發福)은 그렇게 빠르지 않다.
집 구조를 바꾸거나 이사를 해도 보통 몇 달은 지나야 흐름이 잡힌다.
당일에 돈이 들어왔다면, 그건 풍수가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두 번째.
A군 아내가 시골 친척들을 이긴 사연.
매일 마작판을 도는 친척들이 어쩌다 한 번 잡는 사람에게 졌다.
이게 신발 정리 때문일까.
상식적으로 그럴 리가 없다.
한 가지 가능성은 있다.
친척 어른들이 살살 봐줬을 가능성.
오랜만에 내려온 조카며느리 손에 100위안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면.
시골 인심상 한 판씩 슬쩍 흘려주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게 어른들 정이다.
또 하나.
마음이 가벼우면 판단도 가벼워진다.
다 잃어도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앉으면 욕심이 안 생긴다.
욕심이 안 생기니 무리한 패를 안 친다.
무리하지 않으니 잃을 일도 줄어든다.
이게 풍수보다 훨씬 중요한 진짜 비결이다.
마음의 자리가 잡혀야 재물이 들어온다.
옛사람들이 심전(心田)이라는 말을 괜히 만든 게 아니다.
마음 밭이 거칠면 아무리 좋은 집에 살아도 새 나가는 구멍이 생긴다.
그러면 A군이 한 신발 정리는 헛짓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다.
현관을 치우면서 A군의 기분이 좋아졌다.
기분이 좋으니 시골 가서도 여유가 있었다.
여유가 있으니 100위안 잃을 각오를 했다.
각오가 있으니 욕심 없이 쳤다.
욕심 없이 치니 결과가 좋았다.
풍수가 작동한 게 아니다.
마음이 작동한 거다.
진짜 풍수의 효용은 여기에 있다.
공간을 정리하면 마음이 정리된다.
마음이 정리되면 판단이 좋아진다.
판단이 좋아지면 돈도 따라온다.
집 안 어딘가가 영 답답하다 싶으면 일단 치워보는 게 좋다.
당장 그날 144위안이 들어올 거란 기대는 접고.
대신 한 달 뒤, 일 년 뒤에 뭔가 가벼워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게 풍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