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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말해주는데 상의는 안 하는 남자, 비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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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다 보면 이상한 외로움이 있다.
바람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 거짓말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같이 사는 건지 각자 사는 건지 모르겠는 그 느낌. 분명 둘이 사귀는데 생활은 혼자 사는 것 같은 그 느낌.
내가 너무 들러붙는 건가. 내가 바라는 게 많은 건가. 이런 자기 의심까지 시작됐다면, 오늘 글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당신이 아니라 구조일 수 있다.
이 남자의 특징
이 남자의 무서운 점은 하나다. 뭐든 다 말해준다. 그런데 아무것도 상의하지 않는다.
친구들이랑 저녁 약속이 있다? 나가기 직전에 문자가 온다. "나 오늘 친구들 만나고 들어감." 묻는 게 아니다. 알리는 거다. (이미 신발 신고 있다.)
이직을 한다? 연봉 협상 끝나고 계약서에 도장 찍고 나서 말해준다. "나 다음 달부터 회사 옮겨." 심하면 도시를 옮기는 것도 다 정해놓고 통보한다. 당신 인생도 같이 옮겨지는 건데, 당신은 회의에 초대받지 못했다.
여행을 가면 더 선명해진다. 일정은 전부 자기 속도, 자기 취향이다. 당신이 좀 힘들다고 하면 어떻게 되느냐. 짜증을 낸다. 자기 일정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당신은 일행이 아니라 변수다.)
당신은 둘이서 인생을 같이 사는 줄 알았는데, 이 남자 머릿속에서 당신의 자리는 따로 있다. 자기 인생이라는 공연의 관객석. 그것도 지정석이긴 하다. 나름 성의는 있는 거다.
싸우면 더 확실해진다
연인끼리 싸우면 보통 둘 중 하나는 한다. 달래주거나, 책임지거나.
이 남자는 셋째 길로 간다. 토론을 시작한다.
누가 맞는지 따져보자는 거다.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끝까지. 당신이 서운하다고 말했는데 어느새 사실관계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당신은 위로를 원했는데 판결문을 받는다. (보통 패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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