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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돈은 누구를 고를까
돈이 사람을 고른다는 말이 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가만히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헬스장에는 몸 좋은 사람이 운동을 하고 있고, 서점에는 책 많이 읽은 사람이 또 책을 보고 있다.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은 이미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고, 매일 물건을 파는 사람은 점점 더 돈을 버는 사람이다.
반대로 매일 불평하는 사람은 대체로 가난한 자리에 있고, 매일 게으른 사람은 자기 미래가 잘 안 보이는 사람이다.
오래 반복된 행동과 말과 생각이 사람을 어느 계층에 묶어둔다는 이야기다.
명리학으로 바꿔 말하면, 이건 사주팔자 이야기가 아니라 십신(十神)이 어떻게 굴러가느냐의 이야기다.
같은 재성(財星)을 타고나도 그 재성이 일하느냐 노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다.
첫 번째, 자기 값을 높게 매기는 사람
이 사람은 돈 되는 분야를 보면 욕심이 난다.
똑같이 취직을 앞둔 대학생이라도, 자기 값을 낮게 보는 사람은 좋은 회사, 좋은 업종에 발을 들일 엄두를 못 낸다. 시작도 하기 전에 스스로를 저소득 업종에 박아 넣는다.
조건이 나쁘지 않은데도 배우자를 고를 때 괜찮은 사람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나랑은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미리 접는다.
명리학에서 이 자리는 재성을 어떻게 대하느냐의 문제다.
재성은 내가 극(剋)하는 글자다. 다시 말해 내가 다스리고 가져오는 대상이다.
자기 값을 낮게 보는 사람은 사주에 재성이 멀쩡히 있어도 그 재성을 향해 손을 뻗지 않는다. 재성이 저기 있는데 내 것이 아니라고 미리 정해버린다.
값을 높게 보는 사람은 반대다. 어느 분야에 재물이 모이는지 먼저 찍어두고, 지금 당장 안 맞아도 목표를 세운다.
재성을 쫓아갈 의지를 식상(食傷)이 만들어준다.
식상은 내가 밖으로 내보내는 기운, 즉 표현하고 움직이고 만들어내는 힘이다.
식상이 살아 있는 사람은 재성을 보면 가만히 두지 않는다. 식상생재(食傷生財), 내 손과 머리를 굴려 그 재물을 끌어온다.
조건이 좋고 나쁘고는 사실 그렇게 단단히 박힌 일이 아니다.
조건은 바꿀 수 있는 자리가 너무 많다. 고소득 분야는 당신의 출신 가정을 따지지 않는다. 배움이 빠르고 성격이 좋고 고마움을 알고 부지런하면, 윗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기꺼이 손을 내민다.
두 번째, 실행력이 강한 사람
자기 인식 수준은 높은데 행동이 굼뜬 사람은 머지않아 마음이 가라앉는다.
눈앞의 사람과 상황이 틀렸다는 건 아는데, 거기서 떠날 힘이 없기 때문이다.
부모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면서도 떠날 행동력이 없어 매일 같이 산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과 가까운 관계를 계속 유지한다. 결국 괴로움이 그 사람을 갉아먹는다.
명리학으로 보면 이건 식상의 문제다.
생각만 하고 인식만 높은 상태는 인성(印星)이 머릿속에서만 돌고 있는 모습이다.
인성은 받아들이고 쌓아두는 기운이다. 인성이 강하면 아는 건 많아진다. 그런데 그 앎이 식상으로 넘어가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안에서 맴돌다 정체된다.
식상이 받쳐줘야 인식과 행동이 맞물린다.
틀렸다고 생각하면 안 듣고, 옳다고 생각하면 바로 움직이고, 좋다고 생각하면 기어이 내 것으로 만든다.
이 식상의 움직임이 다시 재성으로 흘러 들어간다.
행동하지 않는 인성 과다는 돈 앞에서 늘 한 박자 늦는다. 머리로는 다 알면서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세 번째, 마음이 안정된 사람
세 번째 부류는 마음 자리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다.
돈이 한 번 들어올 때마다, 그건 당신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지를 보는 시험이다.
어떤 사람은 한 달에 큰 수입이 한 번 들어오면 내가 떴다고, 큰 운이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돈을 흩뿌리기 시작한다. 비싼 가방을 사고, 여기저기 밥을 사고, 내가 이렇게 잘 번다고 떠벌린다.
이건 그 사람의 한계가 거기까지라는 뜻이다. 그렇게 돈을 흘리다 보면 머지않아 그만큼도 못 벌게 된다.
명리학에서 들어온 재물을 지키는 힘은 일간(日干)의 뿌리와 비겁(比劫)에 달려 있다.
재성이 아무리 크게 들어와도 그것을 감당할 그릇이 약하면, 재다신약(財多身弱)이라 하여 재물이 도리어 사람을 짓누른다.
비겁은 나와 같은 기운, 나를 버텨주는 힘이다.
마음 자리가 단단한 사람은 수입이 늘어도 예전 살던 방식을 그대로 이어간다. 돈 좀 벌었다고 곧장 생활 수준을 올리지 않는다. 그래서 돈을 오래 쥐고 있다.
오래 부유한 것은 종합 실력에 대한 시험이다.
돈이 생겼다고 경기가 끝나는 게 아니다. 예전보다 더 많은 마음의 힘을 들이고 더 많은 지혜를 갖춰야, 지금 쥔 돈을 지킬 수 있다.
재성을 끌어오는 의지는 자기 값을 높게 매기는 데서 시작하고, 그 재성을 실제로 끌어오는 손발은 식상이며, 끌어온 재성을 지키는 그릇은 일간의 뿌리와 비겁이다.
타고난 재성의 크기보다, 그 재성을 향해 식상이 움직이느냐, 들어온 재성을 비겁이 버텨주느냐가 더 큰 갈림길이다.
그러니 사주에 재성이 약하다고 미리 접을 일은 아니다.
식상을 어떻게 쓰고 마음 자리를 어떻게 지키느냐는, 운(運)이 바뀌는 동안 얼마든지 손볼 수 있는 자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