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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친(六親), 사주에서 가족 찾는 법
사주 여덟 글자 안에는 사람이 들어 있다.
본인만 들어 있는 게 아니라, 부모, 형제, 배우자, 자식, 심지어 시할머니까지 다 들어 있다.
여덟 글자에 어떻게 그게 다 들어가냐고? 들어간다. 들어가니까 명리학(命理學)이 천 년을 갔다.
육친이라는 말은 부모, 형제, 배우자, 자식, 손자까지 묶어서 부르는 말이다.
그리고 이 가족들은 십신(十神)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사주 안에 숨어 있다.
먼저 부모부터 보자.
편재(偏財)가 아버지다.
정인(正印)이 어머니다.
여기까지는 외울 만하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정재(正財)는 아내인데, 왜 편재가 아버지일까.
옛날 사람들 머리 굴린 결과다. 어머니의 남편이 아버지니까, 어머니를 극(克)하는 글자를 아버지로 본 것이다.
논리는 있는데, 처음 듣는 사람은 헷갈린다.
조부모로 올라가면 더 복잡해진다.
편인(偏印)이 할아버지, 상관(傷官)이 할머니.
증조부는 식신(食神), 증조모는 정관(正官).
여기까지 외우려다가 책을 덮는 사람이 나온다. 정상이다.
중요한 건 다 외우는 게 아니라,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본인 기준 가까운 가족만 먼저 잡는 것이다.
나머지는 필요할 때 찾아봐도 늦지 않다.
이번엔 남자 사주를 보자.
정재가 아내, 편재가 첩이다.
옛날 사주책이라 첩이 등장한다. 요즘은 첩 대신 애인 정도로 읽으면 된다.
칠살(七殺)이 아들, 정관이 딸이다.
여기서 또 헷갈린다.
여자 사주에서는 정관이 남편인데, 남자 사주에서는 정관이 딸이다.
같은 글자가 사주의 성별에 따라 역할이 바뀐다. 명리학이 어렵다는 소리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여자 사주는 또 다르다.
정관이 남편, 칠살이 정식 남편이 아닌 남자.
식신이 딸, 상관이 아들이다.
남자는 자식을 극하는 글자, 여자는 자식을 낳는 글자로 본다.
이유? 남자는 씨앗을 주는 쪽, 여자는 낳는 쪽이라는 옛 사고방식이라고 이해해도 되지만, 실제론 좀 다른 이유가 있다.
사주 자리도 가족이다.
연주(年柱)는 조상.
월주(月柱)는 부모와 형제.
일지(日支)는 배우자.
시주(時柱)는 자식.
이건 외울 필요도 없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순서 그대로다.
아버지를 좀 더 보자.
편재가 사주에서 힘 좋은 자리에 앉아 있고, 천을귀인(天乙貴人) 같은 길성을 만나면 아버지 덕을 본다.
반대로 편재가 묘(墓)나 절(絶) 자리에 빠지거나, 충(沖)과 형(刑)을 잔뜩 맞으면 아버지가 일찍 떠나거나 사이가 좋지 않다.
비겁(比劫)이 사주에 너무 많아도 아버지 자리가 흔들린다.
비겁은 재성(財星)을 깬다. 재성이 곧 아버지니까, 아버지가 시달린다.
형제가 많으면 아버지가 고생한다는 옛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어머니는 정인이다.
정인이 사주에서 장생(長生) 자리에 앉아 있으면 어머니가 자애롭고 오래 사신다.
반대로 정인이 양인(羊刃)이나 살(殺) 자리에 빠지면 어머니가 고생하시거나 사이가 멀어진다.
재(財)가 너무 강해서 인성(印星)을 부수면, 이걸 탐재괴인(貪財壞印)이라고 한다.
돈을 탐하다 어머니를 잃는다는 뜻이다. 글자만 봐도 살벌하다.
형제는 비견(比肩)이다.
비견이 적당히 있으면 형제 사이가 괜찮다.
너무 많으면? 재산 두고 다툰다.
이걸 군겁쟁재(群劫爭財)라고 부른다. 사주에 비겁 떼가 몰려다니면, 형제 명절 모임이 평화롭기 어렵다.
월간(月干)에 정관이 있으면 형제 중에 잘 풀리는 사람이 나온다.
월령(月令)에 상관이 있으면 형제 운이 약하다.
같은 월주인데 글자 하나로 운명이 갈린다.
배우자 자리도 살펴보자.
남자는 정재가 아내다.
정재가 사주에 너무 많거나 너무 적어도 문제다.
너무 많으면 아내가 여럿이거나, 정신없는 결혼 생활.
너무 적은데 비겁만 많으면 아내가 시달린다.
일지에 충(沖)이 있으면 부부 사이가 평탄하지 않다.
일지에 화개(華蓋)가 앉으면 아내가 불교나 도교 쪽에 마음을 둔다고 본다. 요즘 식으로 읽으면, 정신세계 깊은 배우자다.
재성이 묘(墓)에 들어가면 평생 처재(妻財)가 잘 풀리지 않는다.
처가 묘에 들어간다는 표현 자체가 음산하지만, 명리학은 원래 직설적이다.
여자 사주에서 정관이 분명하면 남편 덕이 있다.
칠살이 정관과 섞여 있으면 관살혼잡(官殺混雜)이라고 한다. 남자 인연이 정리가 안 되는 구조다.
자식은 어떨까.
남자는 칠살이 아들이라고 했다.
칠살이 양인 위에 앉거나 충형(沖刑)을 잔뜩 맞으면 자식 자리가 흔들린다.
시상(時上)에 상관이 있고 공망(空亡)까지 겹치면 자식 보기가 쉽지 않다.
옛 책에서는 이걸 두고 시상상관(時上傷官)이라며 자식 자리가 약하다고 표현한다.
여자 사주에서는 식신이 아들이다.
식신이 인성에게 눌려 있으면, 즉 효신(梟神)이 식신을 잡으면 자식 보기가 어렵다.
이걸 효신탈식(梟神奪食)이라고 한다. 글자가 무서워서 그렇지, 결국 인성이 식신을 짓누르는 구조다.
여기까지 읽으면 머리가 약간 어지러울 수 있다. 정상이다.
육친은 명리학에서 가장 헷갈리는 영역 중 하나다 , 문파별로 조금씩 다르게 보는 경우가 존재한다.
남녀 따라 다르고, 시대 감각과 안 맞는 표현도 많아 보인다.
그러나 왜 이렇게 시물레이션이 되었나? 이유는 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사주 여덟 글자는 본인 한 사람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본인을 둘러싼 사람들의 그림자까지 같이 보여준다.
가족이 어떤 자리에 있고, 어떤 글자를 만났는지를 보면, 그 관계의 흐름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