习近平 — 권력·관운
시진핑, 왜 그는 멈추지 않는가
중국 국가 주석 시진핑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집중'이다. 권력의 집중, 의지의 집중, 방향의 집중. 그런데 이 집중이 단순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라, 타고난 회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어떨까.
시진핑의 사주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십신은 비견과 겁재다. 둘 다 매우 뚜렷한 수준이다. 비견은 '내 방식대로 간다'는 자기 확신의 에너지고, 겁재는 '경쟁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는 투지의 에너지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강하면, 외부의 기준보다 자신의 기준을 훨씬 더 신뢰하게 된다.
실제 행보가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2023년 이후 군 내부 반부패 조치를 강화하면서 전 국방장관 리상푸·웨이펑허,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허웨이둥·장유샤까지 손을 댔다. 보통의 지도자라면 군부 내 저항을 의식해 속도를 조절했을 텐데, 그는 멈추지 않았다. 비견의 자기 확신이 '이 방향이 맞다'고 판단하면, 겁재의 투지가 끝까지 밀어붙이는 구조다. 2026년에 전 신장 당서기 마신루이까지 조사 대상에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흐름은 외부 압력에 반응한 게 아니라, 내부 확신에서 출발한 행동이다.
제15차 5개년 계획 출범 선언에서 "명확한 목표 설정과 철저한 준비"를 강조한 것도 비견의 언어다. 남의 조언을 구하는 게 아니라, 이미 정해진 방향을 선언하는 방식이다.
비견·겁재 다음으로 뚜렷한 십신은 상관이다. 상관은 기존 질서를 자기 언어로 재정의하는 에너지다. 틀을 깨고 새로운 서사를 만드는 데 강하다.
당 기관지 《구시》를 통해 "실물경제를 강하고 우수하게 키워야 한다"는 문건을 직접 발표하고, 기초연구 강화 좌담회에서 과학기술 강국 건설의 토대를 촉구한 것은 단순한 정책 지시가 아니다. 상관 특유의 '내가 직접 언어를 만든다'는 방식이다. 세르비아·파키스탄 정상과의 회담에서 23개 협력 문건 서명식을 주재하고, 한국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웃이자 친구"라는 표현을 직접 선택한 것도 상관이 외교 언어로 발현된 장면이다.
다만 상관은 강할수록 기존 권위와 충돌하기 쉬운 에너지이기도 하다. 이 사주에서 정관과 칠살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 외부의 규범이나 견제 구조가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하기 어렵다. 상관이 강한데 이를 조율할 장치가 약하면, 설득이 아니라 선언이 되기 쉽다. 실제로 그의 발언들은 대화보다 선언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정관과 칠살이 거의 없다는 것은, 외부의 규칙이나 견제를 내면화하는 회로가 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견·겁재·상관이 강한 구조에서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하면, 자기 확신이 외부 피드백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국방 예산을 사상 최대로 끌어올리는 결정도, 반부패 칼날을 군 최고위층까지 겨누는 결정도, 모두 '내가 옳다'는 회로에서 나온다.
이 구조는 강력한 추진력을 만들지만, 동시에 외부의 압력이나 예상치 못한 저항이 들어올 때 유연하게 흡수하기보다 정면으로 맞부딪히는 방식을 택하게 만든다. 멈추지 않는 사람의 회로는, 멈추는 법을 잘 모르는 회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