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이수란 무엇인가: 주역의 괘로 읽는 한 사람의 한 해
하락이수(河洛理數)는 태어난 순간을 주역의 괘로 옮겨 운명을 읽는 명학이다.
이름에 뜻이 다 들어 있다. 하(河)는 하도(河圖), 낙(洛)은 낙서(洛書)다. 하도와 낙서의 숫자로 이치를 헤아린다는 말이다.
사주와 같은 여덟 글자에서 출발하지만, 읽는 언어가 다르다. 사주는 오행이 서로 낳고 누르는 관계로 사람을 읽는다. 하락이수는 그 여덟 글자를 괘로 바꾸고, 그다음부터는 주역의 말로 사람을 읽는다.
- 하도와 낙서에서 온 이름
- 화산의 도사, 낙양의 학자
- 하락이수는 무엇을 보는 술법인가
- 사주와 무엇이 다른가
- 하락이수로 보는 신년운세
주역 계사전(繫辭傳)에 이런 구절이 있다.
河出圖,洛出書,聖人則之。
황하에서 그림이 나오고 낙수에서 글이 나오니, 성인이 이를 본받았다.
전설에 따르면 복희(伏羲) 때 황하에서 올라온 용마의 등에 점무늬가 있었는데, 이것이 하도다. 우(禹) 임금이 물길을 다스릴 때 낙수에서 올라온 거북의 등껍질 무늬가 낙서다.
하도는 숫자를 오행에 잇고, 낙서는 숫자를 팔괘에 잇는다. 동양의 역학이 숫자와 괘와 오행을 한 줄로 꿰는 출발점이 이 두 장의 그림이다.
하락이수는 그 이름 그대로 이 두 그림 위에 서 있다. 태어난 때를 숫자로 바꾸는 데 하도를, 숫자를 괘로 바꾸는 데 낙서를 쓴다.
하락이수는 진단(陳摶)이 짓고 소강절(邵康節)이 풀어 썼다고 전한다.
진단
진단은 오대(五代)에서 송나라 초까지 살았던 도사다. 과거에 떨어진 뒤 벼슬길을 버리고 산으로 들어가 만년을 화산(華山)에서 보냈다.
한 번 잠들면 몇 달씩 깨지 않았다고 해서 잠의 신선, 수선(睡仙)이라 불렸다. 송나라 태종이 그를 궁으로 불러 예우하고 희이선생(希夷先生)이라는 호를 내렸다. 송사(宋史) 은일전(隱逸傳)에 그의 전기가 남아 있다.
도교에서는 내단(內丹) 수련의 큰 갈래를 연 인물로 받들고, 역학에서는 하도와 낙서, 선천도(先天圖)를 세상에 전한 사람으로 꼽는다. 송나라 학자 주진(朱震)은 진단의 선천도가 몇 사람을 거쳐 소옹에게 이르렀고, 하도와 낙서가 또 다른 길로 유목에게 이르렀다고 적었다. 그림과 숫자로 주역을 읽는 흐름, 곧 상수역(象數易)의 큰 줄기가 화산의 한 도사에게서 나왔다는 이야기다.
소강절
소강절의 이름은 옹(雍)이다. 진단의 선천도를 이어받은 사람으로, 낙양(洛陽)에 살며 벼슬을 사양하고 지냈다.
그는 황극경세(皇極經世)에서 우주와 역사의 시간을 숫자의 단위로 셈했다. 점을 치는 매화역수(梅花易數)도 그의 이름으로 전한다. 숫자로 괘를 세우는 술수에는 대개 소강절의 이름이 붙어 있다.
전해 온 길
지금 전하는 하락이수 책은 명나라 말에 다시 엮어 펴낸 판본들이다. 진단의 이름 아래 여러 세대의 경험이 덧붙여져 오늘에 이르렀다. 도가의 수련 전통과 송나라 상수역이 한 권에 만난 셈이다.
주역의 괘는 원래 어떤 상황에 놓인 사람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적은 글이다. 하락이수가 강한 곳도 여기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 같은 괘를 받아도 괘의 어느 칸에 서 있느냐에 따라 처지가 다르다. 건괘(乾卦)를 받았더라도 맨 아래 칸이면 아직 물속에 잠긴 용이고, 다섯째 칸이면 하늘을 나는 용이다. 하락이수는 내가 지금 어느 칸에 있는지를 먼저 본다.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 주역의 64괘는 저마다 때를 말한다. 일을 벌일 때인지 다질 때인지, 사람을 모을 때인지 혼자 견딜 때인지, 윗자리를 노릴 때인지 아랫자리를 굳힐 때인지를 짚는다.
인생의 마디. 하락이수는 한 사람의 인생에 두 개의 괘를 준다. 앞부분을 맡는 선천괘(先天卦)와 뒷부분을 맡는 후천괘(後天卦)다. 그리고 괘의 칸마다 맡은 햇수가 달라서, 인생의 국면이 바뀌는 나이가 사람마다 다르다.
그해의 괘. 하락이수는 해마다 그 사람에게 오는 괘를 따로 세운다. 이것을 유년괘(流年卦)라 부른다. 이 유년괘가 신년운세의 중심이다.
| 사주 | 하락이수 | |
|---|---|---|
| 출발점 | 태어난 해, 달, 날, 시 | 같다 |
| 읽는 언어 | 오행의 생극(生剋)과 십신(十神) | 주역의 괘와 효(爻) |
| 강한 곳 | 힘의 크기와 방향, 돈과 일과 건강의 흐름 | 처지와 자리, 나아감과 물러섬 |
| 한 해를 보는 법 | 모든 사람에게 같은 두 글자가 오는 류년 | 사람마다 다른 유년괘 |
사주는 어느 오행이 넘치고 어느 오행이 모자란지, 어느 글자가 어느 글자를 누르는지를 따진다. 그래서 언제 돈이 돌고 언제 일이 막히는지를 짚는 데 쓰임이 크다.
하락이수는 그 시기에 내가 어떤 형편에 놓이고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말한다. 같은 여덟 글자를 두 개의 창으로 들여다보는 셈이다. 한쪽 창으로는 힘이 보이고, 다른 쪽 창으로는 자리가 보인다.
2027년은 정미년(丁未年)이다. 사주에서 정미라는 두 글자는 이 해를 사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들어온다.
하락이수의 유년괘는 그렇지 않다. 내가 타고난 괘, 내가 서 있는 칸, 내가 지나고 있는 인생의 마디에서 갈라져 나온 괘다. 같은 2027년이라도 어떤 사람은 지택림(地澤臨)을 받고, 어떤 사람은 수뢰둔(水雷屯)을 받는다. 앞의 것은 일이 다가오고 판이 커지는 괘이고, 뒤의 것은 싹이 언 땅을 뚫느라 애쓰는 괘다.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에게 같은 글을 내놓는 신년운세와는 출발이 다르다. 하락이수 신년운세는 다가오는 해에 내가 받는 괘를 세우고, 그 괘가 말하는 한 해의 형편과 처신을 읽는다.
정확한 태어난 시가 필요하다. 시가 달라지면 괘 안에서 내가 서는 칸이 달라지고, 칸이 달라지면 인생의 마디와 그해의 괘가 함께 달라진다.
천 년 전 화산의 도사가 남긴 숫자는 지금도 같은 순서로 셈해진다. 그 셈이 올해 당신 앞에 어떤 괘를 펼쳐 놓을지는 셈을 마쳐 봐야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