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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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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 : 나는 영혼이 통하는 사람을 찾는데, 상대는 몇 시에 만날지 묻는다

소개팅 상대와 영화 이야기를 했다.
좋아하는 감독이 같았다.
남들은 재미없다고 했던 장면을 그 사람도 좋아한다고 했다.

집에 오는 길에 생각한다.
드디어 만났구나.
말이 통하는 사람.
내 안의 깊은 곳까지 알아볼 사람.

같은 영화를 좋아했을 뿐인데.
벌써 내면 입주 심사가 끝났다.

다음 날 메시지가 왔다.
“토요일에 고기 드실래요?”

조금 아쉽다.
어제는 인간의 고독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오늘은 돼지고기다.

고독한 사람도 밥은 먹어야 한다.
그 사실이 잠깐 서운하고 아쉽다.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기다린 시간이 길면, 작은 공감 하나에도 큰 기대를 걸 수 있다.

명리에서 화개는 혼자 몰입하는 세계, 예술과 사색, 종교나 철학에 기울어지는 모습과 연결해 읽는다.

혼자 있는 시간이 꼭 심심하지는 않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어떤 문장 하나를 오래 생각한다. 그래서 사고에 깊이가 있다.
편인과 비슷한 면이 존재한다. 그러나 조금은 다르다. 편인도식의 불길함이 없다고 해야 하다. 작동 방식은 비슷한데,,,

어쨌든

그래서 누군가 그 세계에 들어오면 반가움이 크다.
평소에는 아무나 들이지 않았으니까.

문제는 한 부분이 통했다는 사실이 어느새 모든 부분을 알아줄 것이라는 기대로 커질 때다.

같은 작가를 좋아한다.
그러니 내가 연락이 늦어 서운한 것도 알겠지.
같은 음악에 감동했다.
그러니 오늘 말수가 적은 이유도 눈치채겠지.

문학적 취향이 맞는 사람을 만났는데.
감정 자동 번역 기능까지 기대한다.

상대가 묻는다.
“오늘 무슨 일 있어?”

“아니.”

“그럼 다행이고.”

다행이 아니다.
이제부터 일이 생겼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정말 말한 것만 듣는다.

깊이 이해받고 싶은 마음과,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받아야 한다는 기대는 다르다.

화개를 가졌다고 사람의 속마음을 정확히 읽는 것도 아니고, 평생 외롭게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신살 하나로 연애의 결말까지 정할 수는 없다.
다만 자기 내면의 세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에 비춰보면, 어떤 기대 때문에 관계가 어려워지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혼자 오래 생각한 사람은 자기 마음의 맥락을 잘 안다.
왜 그 말이 서운했는지.
왜 그날은 기다렸는지.
지난번 일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내 안에서는 설명이 이미 8장이다.
상대에게 전달한 것은 “괜찮아” 세 글자다.

그리고 이해력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시험 범위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점수는 냉정하다.

반대로 상대가 정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몇 번을 설명해도 비웃는다.
좋아하는 것을 유난이라고 한다.
진지한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말을 끊는다.

그것까지 내가 깊어서 외로운 것이라고 아름답게 포장할 필요는 없다.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과, 내 마음을 아직 모르는 사람은 구분해야 한다.

앞의 사람에게는 거리가 필요할 수 있다.
뒤의 사람에게는 설명이 필요할 수 있다.

둘을 구분하지 않으면.
들어줄 사람은 답답하다고 밀어내고.
무시하는 사람은 내가 이해해야 한다며 붙잡기도 한다.

화개를 이야기할 때 인성의 이해와 의미 부여, 식상의 표현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
내가 느끼고 해석한 것을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게 꺼내는 과정이다.

“넌 나를 전혀 몰라.”

이 말보다는.
“오늘은 해결책보다 내 이야기를 조금 들어줬으면 좋겠어.”

상대에게 해볼 수 있는 일이 생긴다.
영혼의 깊이를 증명하는 것보다 구체적이다.
다행히 오늘 안에 시도할 수도 있다.

또 한 사람이 내 모든 세계에 들어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책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있을 수 있다.
같이 운동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연인은 시를 어려워해도, 내가 아프면 죽을 사 올 수 있다.

죽이 영혼의 대화는 아니다.
그래도 아픈 날에는 철학보다 잘 넘어간다.

물론 정신적으로 대화가 통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 바람을 포기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내가 기대한 모양으로 표현되지 않았다고, 상대가 건넨 마음까지 없는 것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다시 토요일이 왔다.
그 사람과 고깃집에 앉았다.

좋아하는 영화 이야기를 꺼낸다.
상대가 고기를 뒤집으며 듣는다.
한참 말했는데 대답이 짧다.

또 생각한다.
역시 나만 진지한가.
이 사람과도 결국 깊이는 다르구나.

그때 상대가 말한다.
“잠깐만요. 이거 타니까 불 좀 줄이고요. 아까 그 마지막 장면이 왜 좋으셨다고요?”

기다렸다가 다시 이야기한다.
생각보다 오래 대화가 이어진다.

영혼이 통하려면 불꽃이 있어야 할 줄 알았다.
일단 불을 좀 줄여야 했다.

상대가 묻는다.
“한 판 더 시킬까요?”

이번에는 고독하게 해석하지 않는다.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목살을 시킨다.
나는 삼겹살이 더 좋은데.

말 안 해도 통하는 단계는 아직 멀었다.
일단 말한다.

“다음 판은 삼겹살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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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 내 사주로

글로 익힌 원리를 본인 명판에 직접 적용한 정밀 진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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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答 3
  • 밤꿀·

    화개가 3개라고 나온 저에게 주의있게 볼 부분이 많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익명.·

    감사합니다. 화개인과 편인인이 만나면 어떨지 궁금하네요. 처음엔 잘맞다가 나중에 안맞는다고 생각하려나

  • 키네시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