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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오행 간지 십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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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을 보고했는데, 부탁은 아직 꺼내지도 않았다

직원이 팀장에게 보고한다.

“지난주에 거래처랑 통화했는데요.”

월요일에 누가 어떤 말을 했고.
화요일에는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고.
수요일에 다시 연락했더니 처음과 말이 달랐다고 한다.

설명을 듣던 팀장이 묻는다.

“그래서 지금 뭘 해달라는 거야?”

직원이 조금 서운해진다.

이렇게 자세히 이야기했는데.
중간에 다른 일 보느라 못 들으신 것 아닌가.

그런데 팀장도 꽤 열심히 들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함께 살았다.
목적지만 아직 모른다.

직원이 하려던 말은 이것이었다.

“납품을 이틀 늦추는 승인이 필요합니다.”

그 말은 아직 하지 않았다.

자기가 겪은 순서와, 상대가 이해하는 데 필요한 순서는 다를 수 있다.

설명하는 사람은 이미 결과를 안다.
어떤 대목이 중요한지도 안다.

그러니 처음부터 전부 말하면 상대도 같은 곳에 도착할 것 같다.

하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모든 정보가 처음이다.

담당자가 자리를 비운 것이 핵심인가.
거래처가 약속을 어긴 것이 문제인가.
누군가에게 항의해달라는 뜻인가.

설명을 듣는 동시에 용건까지 추리해야 한다.

보고를 받는 줄 알았는데 사건 수사에 참여했다.

이런 상황에서 말재주부터 연습하면 표현만 화려해질 수 있다.

“긴밀한 소통 과정에서 일정상의 변동 가능성이…”

아까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이제는 물어보기도 민망하다.

명리에서 인성(印星)을 배우고 받아들여 축적하는 쪽으로, 식상(食傷)을 밖으로 표현하고 만들어내는 쪽으로 읽는다.

이 둘을 생각해보면, 아는 것이 많은 것과 전달을 잘하는 것이 왜 다른지 이해하기 쉽다.

머릿속에는 자료가 많다.
배경도 알고 예외도 안다.

그런데 상대에게 필요한 순서로 꺼내는 과정이 빠질 수 있다.

인성으로 쌓은 것이 있다고 식상의 표현까지 자동으로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인성이 많으면 설명을 못 하고, 식상이 많으면 잘한다는 뜻은 아니다.

식상이 활발해도 생각나는 대로 계속 말해서 핵심이 묻힐 수 있다.
반대로 아는 내용이 충분하지 않으면 말이 매끄러워도 확인할 근거가 없다.

무엇을 알고, 무엇을 골라 어떻게 내놓는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

실제로 설명을 바꾸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을 수 있다.

직원이 다시 말한다.

“납품을 이틀 늦춰도 되는지 결정이 필요합니다. 부품이 늦게 들어와서 기존 일정에는 검사를 마칠 수 없습니다.”

이제 팀장이 질문할 수 있다.

“거래처는 이틀 연기를 받아들일 수 있대?”

대화가 앞으로 간다.

앞에서는 들은 내용을 정리하느라 바빴다.
이번에는 결정에 필요한 것을 확인한다.

물론 언제나 결론부터 말하면 된다는 것은 아니다.

위로받고 싶은 사람에게 “그래서 원하는 조치가 뭔데?”라고 하면 대화가 짧아지기는 한다.

다음부터 연락을 안 하니까.

지금 필요한 것이 보고인지, 부탁인지, 함께 생각해보자는 것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또 상대가 모르는 전제를 빼놓고 짧게만 말해도 어렵다.

“지난번 방식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그 지난번 회의에 상대는 없었다.
자기 머릿속 참석자 명단에는 들어 있는 모양이다.

좋은 설명은 무조건 짧은 설명이 아니다.

상대가 추측해서 메워야 하는 부분이 적은 설명이다.

이런 설명 방식은 식상만으로 이뤄지는게 아니다. 관이 있어야 한다.

연습할 때도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한 가지를 확인해보면 좋다.

내 설명을 듣고 상대는 무엇을 이해했는가.

고개를 끄덕였다고 다 알아들은 것은 아니다.
언제 끝나는지 기다리면서도 고개는 끄덕일 수 있다.

자꾸 같은 질문이 돌아온다면 상대의 이해력만 탓하지 말고, 내가 생략한 연결이 있는지도 보자.

처음의 직원은 다음 보고를 준비한다.

월요일부터 있었던 일을 적다가 맨 위에 한 줄을 쓴다.

“오늘 결정이 필요한 것은 납품일 변경입니다.”

그 아래에 이유와 선택지를 정리한다.

고생한 과정이 꽤 많이 빠졌다.
조금 아깝다.

그런데 그날은 보고가 끝나고 승인을 받았다.

팀장은 자기가 얼마나 바빴는지 전부 알지는 못한다.

대신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지는 알았다.

보통 보고에서 필요한 것은 그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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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答 1
  • Petros Nox·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