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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도와줬더니, 다음부터는 담당자가 됐다

친척의 휴대폰을 한 번 봐줬다.

사진이 안 보내진다고 해서 설정을 바꿔줬다.
금방 끝났다.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까지는 괜찮았다.

며칠 뒤 또 연락이 온다.

“이건 왜 안 되니?”

이번에는 조금 걸린다.
그래도 해결했다.

그다음에는 다른 친척에게 전화가 온다.

“네가 이런 것 잘한다며?”

언제 채용됐는지는 모르겠는데 담당자가 되었다.
고객은 늘어나고, 근무 시간은 정해진 적이 없다.

일요일 아침에도 연락이 온다.

답을 늦게 했더니 한마디 한다.

“휴대폰은 늘 보고 있으면서.”

맞다.
보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휴대폰을 보고 있다는 것이, 당신 휴대폰을 고칠 수 있다는 뜻은 아닌데.

소시적 PC도 직접 조립하고, 당시는 윈도우즈 아주 초기 시절이라 문제가 더럽게 많던 시절이었는데, 윈도우3.1 , 95... 맨날 공짜 설치 기사, 공짜 구매 상담을 했었다. 아...더러운 인간들 ,, 그 나마 밥사주면 인간이 된 것

어쨌든

이런 일이 생기면 사람들은 처음부터 도와주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그날은 시간이 있었다.
해줄 수 있었고, 도와주고 싶었다.

문제는 그때의 도움이 이후에도 계속 제공되는 서비스로 바뀐 것이다.

한 번 할 수 있었던 일과, 앞으로 맡겠다고 한 일은 다르다.

그런데 이 구분을 말하려면 괜히 미안해진다.

“요즘은 바빠서 바로 봐드리기 어려워요.”

상대가 답한다.

“잠깐이면 되는데.”

잠깐인지 아닌지도 열어봐야 안다.
지난번에도 잠깐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싫어하는 야근을 했다.

그래서 사정을 더 설명한다.

회사 일도 많고.
집에서도 할 것이 있고.
주말에는 좀 쉬어야 한다고.

그러면 상대는 시간표를 조정해준다.

“그럼 저녁에 해줘.”

내 시간을 지키려고 설명했는데, 예약 가능한 시간을 찾는 대화가 되었다.

명리에서 관성(官星)을 책임과 역할의 쪽으로 읽는다.

함께 살고 일하려면 각자 맡을 몫이 필요하다.
다만 요구가 들어온다고 그것이 전부 내 책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잠깐의 부탁이다.
받는 사람에게는 반복해서 처리할 일이 된다.

관살의 부담을 볼 때도 책임의 이름만 보지 않고, 일간이 감당할 정도와 받쳐주는 조건을 함께 살피는 이유다.

책임감은 들어오는 요구를 전부 받아내는 능력과 같지 않다.

어디까지 맡았는지 알고, 약속한 부분을 지키는 것도 책임감이다.

즉 거절이라는 것은 관살을 제대로 쓰는 책임감 있는 행위인 것이다.

반대로 할 수 있다고 해놓고 계속 미루면 상대도 곤란하다.

그래서 선을 정한다는 것은 무조건 거절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늘은 설정하는 것까지만 봐드릴게요. 이후에 안 되는 것은 서비스센터에 문의해주세요.”

이렇게 도움의 끝을 알려주는 것이다.

물론 상대가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전에는 잘해주더니.”

예전에는 잘해줬다.
그 사실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앞으로도 늘 똑같이 해야 한다는 계약을 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어려운 것은 문장이 아니다.

상대가 서운해하는 것을 보고도, 방금 정한 범위를 다시 지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표정이 안 좋아지면 바로 덧붙인다.

“아니, 아예 안 해드린다는 건 아니고요. 급하면 보내세요.”

겨우 닫은 문에 본인이 다시 비밀번호를 붙여놓는다.

그렇다고 상대의 서운함을 무례함으로 몰 필요도 없다.

기대했던 도움을 못 받으니 아쉬울 수 있다.
그 감정까지 없애줘야 거절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때는 같은 기준이 필요하다.

잘하는 사람이니까.
전에 해줬으니까.
나랑 가까우니까.

이것은 부탁해볼 이유는 될 수 있다.

상대가 반드시 해줘야 하는 이유까지는 아니다.

특히 “너한테는 쉬운 일이잖아”라는 말.

쉬운 일을 할 줄 알게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빼고, 지금 내 부탁에 걸릴 시간만 계산하고 있을 수 있다.

며칠 뒤 친척에게 다시 메시지가 온다.

“또 안 되는데 봐줄 수 있어?”

이번에는 바로 전화하지 않는다.

“오늘은 어렵습니다. 지난번에 알려드린 곳으로 문의해보세요.”

답장이 짧다.

“알았다.”

마침표까지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쓰인다.
괜히 다시 연락해서 봐줄까 싶다.

그래도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친척이 조금 서운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 저녁까지 자동으로 친척의 시간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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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 내 사주로

글로 익힌 원리를 본인 명판에 직접 적용한 정밀 진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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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答 3
  • 염화소녀_(구)남궁현자·

    "너한테는 쉬운 일이잖아" 이런말 들으면, 해주기가... 영....(상관이 올라온다.🤣)

  • 익명.·

    20대때 친구들 컴퓨터 다 고쳐주고 다니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때는 고마운 줄도 몰랐던 것 같네요. 지금도 보는 친구인데. 미안하다

  • 키네시스·

    ㅠ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