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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복 이야기 — 해고 직전, 기사회생

자동차 영업을 하는 A라는 사람이 있었다.

경기가 안 좋았다. 몇 달째 차가 팔리지 않았다. 수입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위에서 보는 눈이었다. 실적이 이 모양이면 정리해고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는 건 시간문제였다.

A는 복건(福建) 사람이었다.

복건 평화(平和)현에는 삼평조사공영첨(三平祖師公靈籤)이라는 독특한 첨(籤)이 있다. 삼평조사(三平祖師)는 당나라 때 복건 일대에서 활동한 고승 의중(義中) 선사를 모시는 신앙인데, 복건 남부에서는 관제묘(關帝廟)의 관제영첨만큼이나 삼평조사공의 첨이 영험하다고 여긴다. 지금도 삼평사(三平寺)에 가면 첨을 뽑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A는 이 삼평조사공 앞에서 첨을 뽑았다. 사업운을 물었다.

결과는 하하첨(下下籤)이었다.

첨명은 "당삼장이 화염산을 건너다(唐三藏過火焰山)".

첨의 뜻은 직관적이었다. 화염산은 서유기에서 오곡이 자라지 않는 땅, 산 것이 견디지 못하는 곳이다. 관방 해설도 비슷한 말을 했다. 하는 일이 순탄치 않고, 가운데 시련이 겹겹이 쌓여 있으며, 손오공이 파초선을 세 번이나 빌리러 갔듯이 한 번에 풀리지 않는다. 지금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때라고.

A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세 번을 시도해서 겨우 넘긴다"는 말은, 뒤집으면 시간이 걸려도 결국은 넘긴다는 뜻이다. 하지만 A의 상황에는 그 시간이 없었다. 한두 달 안에 실적을 못 만들면 잘린다. 세 번 시도할 여유 따위는 처음부터 없는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A는 절 바깥에 쪼그려 앉아 울었다.

해첨(解籤)을 해주던 노파가 그 모습을 보았다.

노파는 A에게 한 가지를 짚어 주었다. 이 첨은 서유기에서 가져온 이야기다. 서유기의 배경이 무엇인가. 당삼장은 관음보살의 지시를 받아 서천으로 경을 가지러 간 사람이다. 관음이 취경 일행에게 한 약속이 있었다. 하늘을 부르면 하늘이 응하고, 땅을 부르면 땅이 응한다(叫天天應, 叫地地靈). 그래서 화염산에서 우마왕을 항복시킬 때, 하늘의 신장들이 총출동해서 도왔다.

노파의 말은 이랬다. 첨이 화염산을 건너는 이야기를 꺼냈으면, 이야기의 풀이도 그 이야기 안에서 찾아야 한다. 당삼장이 혼자 힘으로 화염산을 넘었나. 아니다. 관음이 뒤를 봐주고, 천상의 신들이 내려와서 도왔다. 지금 네 앞에 화염산이 있다면, 너도 가서 빌어야 하지 않겠느냐.

A는 노파에게 다시 한 번 괘를 부탁했다. 어느 절에 가서 빌면 좋겠느냐고.

노파가 괘를 세워 절을 하나 골라 주었고, 날도 잡아 주었다.

A는 그 날에 맞춰 관음묘에 가서 참배했다.

보름이 채 지나지 않아, 오래전에 연락이 끊겼던 옛 친구 한 명이 갑자기 A를 찾았다. 마침 차를 사려던 참이었다. 그 친구는 주변 지인 몇 명도 소개해 주었는데, 그들도 차를 찾고 있었다.

몇 달째 한 대도 못 팔던 A가, 보름 사이에 여러 건을 성사시켰다. 해고는 없었던 일이 되었다.

이 이야기에서 볼 것은 노파의 해첨법이다.

보통 첨을 풀 때는 첨시(籤詩)의 글자를 하나하나 따져서 읽는다. 어떤 글자가 좋고, 어떤 구절이 나쁘고, 이런 식이다. 그런데 노파는 글자를 따지지 않았다. 첨이 가리키는 이야기 전체를 하나의 괘상(卦象)처럼 읽었다.

화염산은 막혀 있는 형국이다. 그건 누구나 읽을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속에는 동시에 해법도 들어 있다. 당삼장에게는 관음의 약속이 있었고, 하늘의 원군이 있었다. 이 부분을 떼어 내면 "도움을 구하라"는 처방이 나온다.

첨이 서유기를 가져왔으니, 처방도 서유기 안에서 나와야 한다. 이것이 노파의 논리였다.

역학(易學)에서는 이런 사고방식을 물상(物象)을 따라간다고 한다. 괘가 가리키는 형상의 논리 안에서 문제도 읽고 답도 읽는 것이다. 택화혁(澤火革)이 나오면 "가죽을 벗긴다"는 물상 안에서 상황을 읽고, 천수송(天水訟)이 나오면 "다툼"이라는 물상 안에서 방향을 잡는다.

노파는 주역을 쓰지 않았지만, 물상을 따라가는 방식은 똑같았다. 첨의 이야기가 곧 괘이고,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곧 효(爻)인 셈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A의 형국에서 관음묘 참배가 처방이 된 것은, 서유기 속 관음이 "불러라, 응하겠다"고 약속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첨이 서유기를 끌어왔으니 처방도 그 세계관 안에서 움직여야 앞뒤가 맞는다. 만약 첨이 삼국지의 적벽대전을 끌어왔다면, 처방은 "바람을 빌어라"가 되었을 것이고, 봉신연의의 만선진(萬仙陣)을 끌어왔다면, "큰 어른을 찾아라"가 되었을 것이다.

이야기가 다르면 처방이 달라진다. 이야기가 곧 약이다.

A의 옛 친구가 하필 그 시점에 나타난 것이 관음 덕분인지, 아니면 원래 나타날 사람이어서 첨이 미리 그 이야기를 꺼낸 것인지.

그건 알 수 없다.

♡ 좋아요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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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答 3
  • 키네시스·

    감사합니다

  • 제비·

    그래서 삼국지 3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언쟁을 하지 말라고 했군요.

  • 익명.·

    감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