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사의 이해 (원리) 예, 아니오 이런 것은 무슨 원리일까?
우리가 흔히 "점"이라고 뭉뚱그려 부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주역, 육효, 매화역수, 철판신수, 황극경세, 기문둔갑, 육임. 이름도 제각각이고 생김새도 다른데, 뿌리를 파고들면 뜻밖에도 같은 자리에 발을 딛고 있습니다.
공통된 뼈대부터 봅니다.
이 모든 술수(術數)는 하나의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우주 만물, 그러니까 지나간 일과 지금 일과 앞으로 올 일까지, 그 모든 소식이 서로 얽힌 커다란 정보의 장(場) 안에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술수가 하려는 일은 이 장을 그대로 옮겨 담을 수 있는 하나의 부호 모형을 세우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괘를 세우는 일(起卦)입니다.
괘를 세운다는 것은 라디오에 안테나를 다는 일과 비슷합니다. 동전을 던지든, 숫자를 뽑든, 시각을 보든, 어떤 정해진 절차를 밟아 지금 이 순간의 내 상태와 내 질문을 저 정보의 장에 연결하는 것입니다. 옛사람들이 "정성이 지극해야 통한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마음이 산만하면 안테나가 흔들려 신호가 뿌옇게 잡히고, 마음이 한곳에 모이면 연결이 맑아집니다. 주역 자체가 "신은 정해진 자리가 없고 역은 정해진 몸이 없다"고 했으니, 괘를 세우는 방법 또한 숫자든 소리든 방위든 시간이든, 심지어 눈앞에 벌어지는 자연 현상이든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괘는 다양한 방법으로 잡을 수 있고, 사실 우열은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궁금한 순간이 그 정보가 있는 그 순간이기에, 그 시점에 바로 보라고 한 것입니다.
이렇게 안테나가 잡아낸 것을 육효의 괘든 기문둔갑의 판이든 하나의 구체적인 그림으로 앉힙니다. 음양과 오행, 천간지지, 팔괘 같은 기본 부호로 짜인, 정보의 장을 압축해 세워 놓은 입체 지도인 셈입니다. 마지막 일은 이 지도를 읽는 것입니다. 괘사와 효사, 오행의 생극(生剋), 육친(六親) 같은 상징 체계를 들고서, 지도 위의 부호를 눈앞의 사람과 일과 사물에 하나하나 맞춰 풀어냅니다.
원리는 같지만, 이 일곱 갈래는 저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주역(周易)
모든 술수의 큰집입니다. 뒤에 나오는 것들이 철학이든 셈법이든 결국 여기서 갈라져 나왔습니다. 그냥 점치는 책이 아니라, 우주와 삶의 이치를 담은 경전입니다. 시초나 동전으로 예순네 개 괘 가운데 하나와 움직이는 효를 얻고, 그에 딸린 괘사와 효사를 살펴 실마리를 얻습니다. 길흉을 딱 잘라 말하기보다 이치를 짚어 방향을 일러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육효(六爻)
주역을 셈법 쪽으로 밀고 나간 갈래입니다. 한나라 경방이 틀을 잡으며 천간지지와 오행의 생극을 괘 속에 끌어들였습니다. 괘를 세운 뒤 각 효 자리에 육친, 그러니까 부모, 형제, 자손, 처재, 관귀를 붙이고, 효와 효 사이가 서로 살리고 치고 부딪치고 합하는 관계를 따집니다. 묻는 일을 대표하는 용신(用神)이 힘이 있는지 없는지도 봅니다. 다루는 정보가 많고 앞뒤가 촘촘해, 일이 어떻게 굴러갈지를 꽤 구체적으로 짚어냅니다.
매화역수(梅花易數)
마음이 곧 역이 되는, 대단히 자유로운 갈래입니다. 송나라 소옹의 것으로 전해지며, 상(象)과 수(數)와 이(理)와 점(占)을 한데 엮습니다. 괘를 세우는 방식에 정해진 틀이 없습니다. 눈에 들어온 숫자, 귀에 들린 소리, 스친 색깔이나 방향, 그 무엇이든 그 자리에서 괘가 됩니다. 나를 뜻하는 체괘(體卦)와 바깥일을 뜻하는 용괘(用卦)가 서로 살리고 치는 관계를 보아 길흉을 가리는데, 법보다 뜻을 무겁게 여기니 읽는 사람의 감과 직관을 몹시 많이 탑니다.
철판신수(鐵板神數)
한 사람의 일생을 낱낱이 짚어낸다고 이름난, 짜임새가 극도로 정교한 셈법입니다. 태어난 사주를 바탕으로 복잡한 계산을 거쳐, 주판까지 동원해 하나의 번호를 뽑습니다. 그 번호를 들고 미리 마련된 조문을 찾아가면, 그 사람 운명에 대한 잘라 말한 판단이 적혀 있습니다. 황극경세의 셈법에서 재료를 가져온, 말하자면 운명이라는 자료 창고를 번호로 조회하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황극경세(皇極經世)
개인의 자잘한 일을 점치는 물건이 아닙니다. 소옹이 지은 것으로, 우주와 자연과 인간 사회가 굴러가는 큰 규칙 자체를 추산하려 한 거대한 틀입니다. 원(元), 회(會), 운(運), 세(世)라는 시간 단위를 세워, 원 하나를 무려 십이만 구천육백 년으로 잡습니다. 괘로 시대를 표시하며 역사의 흥망과 다스림과 어지러움을 풀어내려 했으니, 철학이자 역사 예측학의 큰 저술입니다.
기문둔갑(奇門遁甲)
시간과 공간의 기운을 설계하는 갈래입니다. 육임, 태을과 더불어 삼식(三式)으로 불리며, 옛날에는 군사와 큰 결정에 주로 쓰였습니다. 하늘의 때인 구성(九星), 땅의 이로움인 구궁팔괘, 사람의 화합인 팔문(八門), 신의 도움인 팔신(八神)을 한 판에 모읍니다. 무엇보다 시간과 방위의 선택을 무겁게 봅니다. 특정한 때 특정한 방향의 기운이 좋은지 나쁜지를 따져, 군사를 내거나 담판을 짓거나 길을 나서는 움직임을 좋은 쪽으로 몰아갑니다.
육임(六壬)
사람 일을 짚는 데 이름난, 동양의 오래된 별점입니다. 기문둔갑, 태을신수와 나란히 삼식으로 꼽히며 "인사(人事)의 왕"이라 불립니다. 태극이 양의를 낳고 양의가 사상을 낳는 우주 생성의 이치를 그대로 본떠 판을 굴립니다. 태양이 있는 자리인 월장(月將)과 점치는 시각으로 천지반(天地盤)을 세우고, 거기서 일의 지금 형편을 보여주는 사과(四課)와 일의 흐름을 보여주는 삼전(三傳)을 뽑아냅니다. 짜임이 엄정하고 몸집이 커서, 삼식 가운데 이치와 법을 가장 무겁게 여기는 갈래로 통합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이 일곱은 결국 같은 정보의 장을 읽어내는 서로 다른 판독 장치들입니다. 같은 하늘을 두고, 주역은 이치로 육효는 생극으로 매화역수는 마음으로 철판신수는 번호로 황극경세는 역사로 기문둔갑은 시공으로 육임은 천지반으로 각기 다른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이런 점사 계열은 천부적 자질이 중요합니다.
"감" "촉"이 중요하다는 것
사부는 자주 점사를 안봐서, 날카로움을 유지한다든지 합니다.
각자 맞는 방법론이 있습니다.
이것을 잘 본다고, 다른 것도 잘 보지는 않습니다.
구현이 제일 쉬운게
육효, 육임 같은 것이 쉽습니다.
보는 방법론이 다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계산하면 됩니다.
주역점, 매화역수는 쉽지 않습니다.
철판신수는 더 어렵고, 실제로 절대 고수들이 있지만, 강호에는 그 기법이 돌아다니지 않아서 ,,,, 제대로 보는 사람이 적습니다.
(홍콩에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