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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와의 인연은 하늘이 정한것인가? 내가 선택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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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四柱)에서 배우자를 볼 때, 한 가지 오해부터 풀고 가야 한다. 명(命)은 어느 한 사람을 짝으로 콕 집어 정해두지 않는다. 정해두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부류다. 다시 말해 원국(原局)은 당신이 어떤 부류의 사람에게 끌리고, 어떤 부류의 사람과 혼인까지 갈 수 있는지를 정해 놓는다. 그리고 그 부류 가운데 구체적으로 누구를, 언제, 어떤 모습으로 만나는지는 대운(大運)과 유년(流年)이 정한다. 짝이 한 사람으로 못 박혀 있다고 믿으면 혼인을 영영 운명의 제비뽑기로만 보게 되지만, 부류로 보면 비로소 사주가 어떻게 짝을 골라내고 그 인연이 어디로 흘러가는지가 손에 잡힌다.
먼저 자리를 짚자. 사주의 일지(日支)가 배우자궁(配偶宮)이고, 다른 말로 부처궁(夫妻宮)이다. 일간(日干)이 본인이고, 그 일간이 가장 가까이 깔고 앉은 자리가 일지이니, 배우자는 평생 이 일지라는 방에 들어와 머문다. 누구와 결혼하든 그 사람의 기운은 일지를 통해 당신의 삶에 스며든다. 그래서 일지의 상태가 곧 혼인의 바탕색을 이룬다. 바탕색이 좋으면 짝을 바꿔도 그럭저럭 잘 굴러가고, 바탕색이 나쁘면 짝을 바꿔도 같은 자리에서 다시 넘어진다. 사람을 탓하기 전에 자리를 먼저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지가 희신(喜神)이나 용신(用神)에 해당하고 충형(沖刑)에 다치지 않으면, 배우자가 어떤 사람이든 그 혼인은 당신에게 보탬이 된다. 반대로 일지가 기신(忌神)이면, 짝이 아무리 번듯해도 그 혼인은 당신을 갉아먹는 쪽으로 작용한다. 일지가 충(沖)을 맞으면 — 자오충(子午沖)이나 묘유충(卯酉沖) 같은 자리라면 — 혼인이 흔들린다. 짝을 누구로 바꾸든 흔들림이 기본값이 된다. 일지가 형(刑)에 걸리면 — 인사신형(寅巳申刑)이나 축술미형(丑戌未刑) 같은 짜임이면 — 부부 사이에 끊이지 않는 잔마찰이 깔린다. 일지가 파(破)에 걸리면 안에서부터 금이 가서, 딱히 큰일이 없는데도 서로 멀어진다. 일지가 합(合)으로 묶이면 배우자의 기운이 당신과 깊이 엉겨 붙어, 누구를 만나도 그 끈끈함이 따라온다. 이렇듯 부처궁은 짝의 얼굴이 아니라 혼인이라는 그릇 자체의 바탕을 결정한다.
그러면 부류는 무엇이 정하는가. 배우자성(配偶星)과 희용신(喜用神)이 함께 정한다. 배우자성이란 사주에서 배우자를 상징하는 십신(十神)이다. 여명(女命)은 관살(官殺), 곧 정관(正官)과 편관(偏官)을 배우자로 본다. 남명(男命)은 재성(財星), 곧 정재(正財)와 편재(偏財)를 배우자로 본다. 정관이 남편의 정통한 자리이고, 정재가 아내의 정통한 자리다. 이 배우자성이 당신의 사주에서 희용신으로 쓰이느냐 기신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당신이 끌리고 또 함께 살게 되는 사람의 결이 갈린다.
여명부터 보자. 정관이 희용신이면, 끌리고 또 맺어지는 짝은 듬직하고 책임감 있으며 규범을 지키는 사람이다. 칠살(七殺)이 희용신이면, 배짱 있고 밀어붙이는 힘이 세며 권위가 서는 사람에게 끌린다. 그런데 정관이 기신으로 돌면, 같은 정관이라도 융통성 없이 답답하고 당신을 억누르는 사람으로 나타난다. 칠살이 기신으로 작용하면, 강압적이고 거칠어 당신을 위축시키는 사람에게 끌리기 쉽다. 같은 별이라도 그것이 당신 명국(命局)에 약이 되느냐 병이 되느냐에 따라 짝의 빛깔이 정반대로 바뀐다.
삼명통회(三命通會) 논여명(論女命)에 여명을 보는 큰 줄기가 이렇게 적혀 있다.
用官為夫,不要見殺;用殺為夫,不要見官,一位為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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