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旋轉), 십신을 돌려 읽는다는 기법의 정체
선전(旋轉): 거의 10년전 쯔음에 들어서 , 가물 가물한 단어인데,
누가 나보고 안쓰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그거 뭐 한국 명리학 누가 개발한것 아니냐고 물어보고,
검색해봄.
ㅋㅋㅋ 결과 하건충이 발명한 이론이라는데
미리 말해 두면, 새로 발명된 무기가 아니다. 옛날부터 쓰던 방법에 멋진 이름표를 새로 붙인 쪽에 가깝다.
먼저 십신이 어떻게 도는지부터 보자.
사주(四柱)에서 십신은 멈춰 있지 않고 서로 손을 잡고 돈다. 나와 같은 비겁(比劫)이 식상(食傷)을 낳고, 식상이 재성(財星)을 낳고, 재성이 관성(官星)을 낳고, 관성이 인성(印星)을 낳고, 인성이 다시 나를 낳는다. 상생(相生)의 고리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외우는 기본기다. 선전은 여기서 딱 한 발 더 나간다.
요령은 단순하다. 일간(日干), 곧 나만 주인공이라고 못 박지 말고, 다른 십신 하나를 잠깐 새 주인공 자리에 앉혀 보는 것이다.
남자 사주에서 정재(正財)는 부인이다. 정재를 잠깐 주인공 의자에 앉히고, 그 자리에서 둘레를 다시 둘러본다.
부인을 낳아 주는 식상은 부인의 윗사람이자 문서가 된다. 부인이 낳는 관성은 부인이 만들어 내는 것, 곧 그 부인의 자식이 된다. 부인을 누르는 비겁과 일간은 부인을 거두는 사람, 곧 남편이다. 그래서 내가 곧 그 부인의 남편으로 잡힌다.
같은 글자판인데 의자만 옮겼더니 그림이 통째로 바뀐다. 이게 선전이다.
여기서 등급이 갈린다. 한 칸만 돌리면 1급 선전, 두 칸이면 2급, 세 칸이면 3급이다.
멀리 돌릴수록 본래 글자에서 멀어지고, 뜻은 추상 쪽으로 번진다. 그래서 정관(正官)이 직장과 남편에서 멈추지 않는다. 한 칸 두 칸 돌리다 보면 명예가 되고, 규범이 되고, 자기를 다스리는 절제력이 되고, 더 돌리면 몸을 누르는 병(病)까지 간다. 한 글자에서 가지가 계속 뻗는 셈이다.
이제 정체를 밝힐 차례다.
시중 글에는 이걸 대만 사람 하건충(何建忠)이 만든 이론이라고 적어 둔 경우가 많다. 반은 맞고 반은 부풀려졌다.
의자를 옮겨 앉아 읽는 동작 자체는 하건충이 만든 게 아니다. 연해자평(淵海子平)과 삼명통회(三命通會) 같은 옛 책이 육친(六親)을 따질 때 이미 굴리던 톱니다. 지금도 중국 입문 자료들이 어떤 글자를 한가운데 놓고 거기서 육친을 끝없이 밀어내는 법을 기본기로 가르치는데, 거기엔 하건충 이름도 선전이라는 말도 없다. 그냥 추육친(推六親)이라 부른다.
하건충 몫은 따로 있다. 옛 사람들이 말없이 굴리던 그 톱니에 선전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한 칸 두 칸 세 칸을 1급 2급 3급으로 정리했고, 그 쓰임을 사람과 재물에서 마음과 성격 쪽으로 넓혔다. 정관을 명예와 절제로 풀어내는 심리 해석이 그래서 가능해졌다.
그럼 이 기법은 지금 어디서 살아 있나. 이것도 갈라서 봐야 한다.
중국 본토는 선전이라는 이름을 거의 입에 올리지 않는다. 같은 일을 다른 연장으로 하기 때문이다. 맹파(盲派)는 여덟 글자에서 곧장 상(象)을 취하고, 육친은 방금 말한 추육친으로 민다. 굳이 회전이라는 별도 장치를 부를 일이 없다. 사실 본토에서는 하건충이 유명하지도 않다.
홍콩도 사정이 비슷하다. 십신의 상의(象意)와 육친 추론은 가르치지만, 하건충이나 선전이라는 라벨은 나오지 않는다.
대만은 하건충의 본고장이다. 그의 책 팔자심리추명학(八字心理推命學)은 지금도 서점에서 팔리고, 입문 권장 도서로 읽힌다. 그의 십신 심리 풀이도 여전히 살아 있다. 다만 선전을 1급 2급 3급으로 나눈 그 등급표가 오늘날 대만 실전의 표준 연장이냐 하면, 그 흔적은 또렷하게 잡히지 않는다. 즉 별로 안 쓴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선전을 급으로 깔끔하게 정리해 둔 글은 한국 쪽에서 더 자주 보인다. 알맹이는 옛 육친론이고, 이름과 등급표는 대만을 거쳐 한국에서 한 번 더 다듬어진 모양새다.
그러니 하건충이 개발한 이론이라는 소개도, 지금 대만이 쓰는 기법이라는 소개도, 양쪽 다 헐겁다. 발명한 주인은 따로 없고, 등급표는 본고장보다 옆 나라에서 더 쓰나 보다?
이름이 거창하면 새것처럼 보인다. 막상 의자를 한 바퀴 돌려 앉아 보면, 도착한 자리는 옛 책이 진작 앉아 있던 그 자리다.
이 선전이론을 누가 소개했는지 모르지만
한국 명리학계가 초기에는 대만쪽 이론을 좀 받고
나중에 신파, 맹파 이론등을 좀 받은 것들이 보이던데
대부분은 유행하다가 죽는다.
왜냐면, 유행을 하게 되면,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검증에 들어가고, 표본이 많아지면, 안 맞는다는게 밝혀져서
결국은 정통 명리학으로 돌아가는 것
나도 다 배워봐서 안다.
결국은 고서로 돌아가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