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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친(六親) 세 번째 이야기, 사주에서 형제 보는 법
부모 자리를 봤으니 이번엔 형제 자리다.
명리학(命理學)에서 형제는 비견(比肩)과 겁재(劫財)로 본다.
둘을 묶어서 비겁(比劫)이라고 부른다.
비견은 일간(日干)과 같은 글자, 겁재는 일간과 음양만 다른 같은 오행(五行)이다.
갑(甲) 일간이라면 또 다른 갑이 비견, 을(乙)이 겁재가 된다.
쉽게 말해, 나와 같은 편이다.
같은 편이면 좋은 거 아니냐고? 명리학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같은 편이라는 건 같은 밥상에 숟가락을 얹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견과 겁재가 적당히 있으면 형제가 든든하다.
힘들 때 같이 버텨주고, 어려울 때 손을 보태준다.
사주에 비겁이 한두 개 자리 잡고 있으면, 형제 인연이 평탄하다.
문제는 비겁이 너무 많을 때다.
비겁이 떼로 몰려 있으면, 그걸 군겁(群劫)이라고 부른다.
같은 편이 많아진 게 아니라, 같은 밥그릇을 노리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비겁은 재성(財星)을 깬다.
재성은 돈이고 아내다.
비겁이 많으면 돈이 새고, 아내 자리가 흔들린다.
이걸 군겁쟁재(群劫爭財)라고 한다.
형제들이 재산을 두고 다투는 그림이다.
명절 모임이 화목하기 어려운 구조다.
옛 책에는 이런 표현도 있다.
비겁이 무겁게 겹치면 아버지 수명이 길지 않다.
비겁이 재성을 부수는데, 재성이 곧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형제가 많을수록 아버지가 고생한다는 옛말은 명리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다.
비겁이 많으면 또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남의 아내를 넘보는 일이 생긴다.
옛 책에서는 다견탈인지처(多見奪人之妻)라고 적었다.
비겁이 재성을 빼앗는 구조이니, 글자 그대로 풀면 그렇게 된다.
요즘 식으로 옮기면, 인간관계에서 남의 것을 탐하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뜻이다.
돈이든, 사람이든, 자리이든.
비견과 겁재는 성격이 좀 다르다.
비견은 같은 음양이라 서로 닮은 형제 같은 느낌.
겁재는 음양이 달라서 비견보다 더 거칠다.
옛 책에서는 겁재를 두고 형제가 있어도 화목하지 못한 글자라고 했다.
겁재가 무거우면 형제 사이가 뱀이나 전갈처럼 차갑다고도 적었다.
조금 과한 표현이지만, 그만큼 겁재의 기운이 살벌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양인(羊刃)까지 겹치면 더 심해진다.
양인은 일간이 너무 강해진 글자다. 비겁의 극단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양인이 무겁게 자리 잡은 사주는 형제와 부딪치는 일이 잦다.
이번엔 월주(月柱)를 보자.
월주는 부모와 형제의 자리다.
월간(月干)에 정관(正官)이 있으면 형제 중에 잘 풀리는 사람이 나온다.
옛 책에서는 월상관성(月上官星)이면 형제다귀(兄弟多貴)라고 적었다.
이걸 풀어보면, 월주에 관성(官星)이 단정하게 자리 잡으면 형제 중에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월령(月令)에 상관(傷官)이 자리 잡으면 형제 운이 약하다.
상관은 관성을 치는 글자다. 형제 자리에 관성을 치는 기운이 들어앉으면, 형제 중에 굴곡이 많은 사람이 나온다.
월주에 관살혼잡(官殺混雜)이 있어도 형제 자리가 어수선하다.
정관과 칠살(七殺)이 섞이면, 형제들이 각자 다른 길을 가거나 사이가 정리되지 않는다.
비겁이 약한 사주도 살펴보자.
비겁이 약한데 관살(官殺)만 강하면, 형제가 기를 못 편다.
관살은 일간을 누르는 기운이고, 비겁도 같이 누른다.
이런 구조에서는 형제 운이 시들하다.
옛 책에서 월상관살(月上官殺)이면 형제기운조령(兄弟氣運凋零)이라고 한 게 이 경우다.
형제 자리가 시들어 있다는 표현이다.
비겁이 너무 강한 사주와, 비겁이 너무 약한 사주.
둘 다 형제 자리가 평탄하지 않다.
명리학은 늘 중화(中和)를 본다고 했다. 이 말이 또 나온다.
비겁이 적당히 있고, 재성이 그걸 견제하고, 관성이 비겁을 단정하게 눌러주는 구조.
이게 형제 자리가 가장 안정된 모양이다.
비겁의 다른 얼굴도 봐야 한다.
비겁은 단순히 형제만 의미하지 않는다.
친구, 동료, 동업자,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 전부가 비겁이다.
사업하는 사람의 사주에서 비겁이 강하면, 동업이 위험하다.
같은 편처럼 보여도, 결국 같은 밥그릇을 두고 부딪친다.
군겁쟁재의 구조가 사업장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직장인의 사주에서 비겁이 강하면, 동료와의 경쟁이 심하다.
같은 자리를 두고 다투는 일이 많다.
반대로 비겁이 너무 약하면, 혼자 모든 걸 짊어진다.
기댈 사람이 없고, 같이 갈 사람이 없다.
이런 사주는 외롭게 일어선다.
비겁은 양날의 칼이다.
너무 많으면 빼앗기고, 너무 없으면 외롭다.
명리학에서 형제 자리는 결국 인간관계 전체의 모양을 보여준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두자.
형제 자리가 좋다고 인생이 다 풀리는 것도 아니고, 형제 자리가 약하다고 인생이 망가지는 것도 아니다.
비겁이 약한 사람은 형제 대신 스승이나 인성(印星)에 기댄다.
비겁이 강한 사람은 형제와 부딪쳐도, 그 안에서 자기 입지를 단단히 세운다.
빠진 자리는 다른 자리가 메운다.
이 원리는 부모 자리에서도, 형제 자리에서도, 배우자 자리에서도 똑같이 작동한다.
다음 편은 배우자 자리다.
남자에겐 정재(正財), 여자에겐 정관.
이 자리는 사주에서 가장 자주 보는 자리고, 가장 자주 어긋나는 자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