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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친(六親) 두 번째 이야기, 사주에서 부모 보는 법
지난 편에서 가족이 사주 안에 어떻게 자리 잡는지 큰 그림을 그렸다.
이번엔 부모만 따로 떼서 본다.
부모는 평생 가는 인연이고, 사주에서도 가장 먼저 짚는 자리다.
먼저 아버지부터.
아버지는 편재(偏財)다.
갑(甲) 일간이라면 무(戊)가 아버지가 된다.
왜 편재가 아버지냐고 또 물을 수 있다.
답은 간단하다.
어머니가 정인(正印)인데, 그 어머니의 남편이 곧 아버지다.
어머니를 극(克)하는 글자, 즉 정인을 극하는 재성(財星)이 아버지 자리로 배정된 것이다.
명리학(命理學)은 이런 식으로 관계를 거꾸로 추적해서 자리를 정한다.
아버지 자리, 즉 편재가 어떤 상태에 있느냐가 핵심이다.
편재가 사주에서 힘이 좋고, 천을귀인(天乙貴人)이나 천덕(天德), 월덕(月德) 같은 길성과 같이 있으면 아버지 덕을 본다.
집안에 든든한 기둥이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병화(丙火)나 정화(丁火)가 편재를 도와주면, 그러니까 식상(食傷)이 재성을 생해주는 구조면 아버지 복이 더 두터워진다.
식상생재(食傷生財)라는 말은 외워둘 만하다.
반대 경우도 있다.
편재가 사절(死絶) 자리에 빠지거나, 충(沖)과 형(刑)을 연달아 맞으면 아버지 자리가 흔들린다.
일찍 헤어지거나, 사이가 멀거나, 건강이 약하다.
편재가 묘(墓)에 들어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재성이 묘에 들어간다는 건, 글자만 봐도 분위기가 무겁다.
비겁(比劫)이 사주에 잔뜩 깔린 경우도 조심해야 한다.
비겁은 재성을 깬다. 재성이 아버지니까, 비겁이 많으면 아버지 자리가 시달린다.
여기에 재성까지 약하면, 옛 책에서는 아버지 수명이 길지 않다고 단호하게 적어놓았다.
이걸 두고 군겁쟁재(群劫爭財)에 가까운 구조로 보면 된다.
다만 구원군이 있다.
비겁이 많아도 관성(官星)이 비겁을 제어해주면 사정이 달라진다.
관성이 비겁을 누르고, 재성이 살아남는 구조라면 아버지 자리가 다시 안정된다.
명리학은 한 글자 망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주변 글자들이 어떻게 받쳐주는지를 같이 본다.
이번엔 어머니다.
어머니는 정인이다.
갑 일간이라면 계(癸)가 어머니다.
정인이 장생(長生) 자리에 앉아 있으면 어머니가 자애롭고 건강하다.
자식과 사이도 좋다.
정인이 천덕, 월덕 같은 자리에 들면, 어머니의 인품이 두텁다고 본다.
이런 구조에서 자란 사람은 인복(人福)이 좋다.
명리학에서 인성(印星)은 그냥 어머니가 아니라, 보호받는 기운 전체를 상징한다.
반대로 정인이 양인(羊刃) 자리에 빠지거나, 절(絶)과 묘(墓)에 들어가면 어머니가 고생하신다.
또는 자식과 사이가 평탄하지 않다.
정인이 도화(桃花)나 목욕(沐浴) 자리에 앉고, 거기에 합(合)까지 끼면 어머니에게 다른 인연이 있다고 옛 책은 써놓았다.
이 부분은 시대 감각과 어긋나는 면이 있으니,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어머니의 감정선이 복잡하다 정도로 읽는 게 낫다.
여기서 명리학이 가장 무섭게 보는 구조가 있다.
탐재괴인(貪財壞印).
재성이 너무 강해서 인성을 부수는 구조다.
재성은 돈이고, 인성은 어머니다.
돈을 탐하다가 어머니를 잃는다는 뜻이다.
이게 단순히 글자 비유가 아니다.
재성이 강한데 인성이 약하면, 어머니 건강이 약해지거나, 어머니와 멀어지는 일이 실제로 생긴다.
또는 본인이 돈에 매달리느라 부모를 돌보지 못하는 인생이 되기도 한다.
명리학이 이 구조를 천 년 동안 강조해온 데는 이유가 있다.
정인이 너무 많아도 문제다.
인다신약(印多身弱)이라는 말은 잘 안 쓰지만, 인성이 지나치면 일간이 어머니에게 묶여서 독립이 늦다.
마마보이, 마마걸이라는 표현이 명리학식으로 옮기면 이쪽에 가깝다.
정인이 한두 개 적당히 있고, 재성이 그걸 살짝 견제하는 구조가 가장 좋다.
명리학은 늘 중화(中和)를 본다.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탈이 난다.
부모를 동시에 보는 글자가 있다.
망신(亡神)이다.
사주에 망신이 무겁게 자리 잡고 있으면 부모와의 인연이 약하다고 본다.
부모를 일찍 떠나거나, 부모와 거리가 먼 인생을 산다.
재성과 인성이 둘 다 무기력한 사주도 마찬가지다.
옛 책에서는 한평생 형극(刑克)을 자주 본다고 적었다.
부모뿐 아니라 가까운 인연 전반이 평탄하지 않다는 뜻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
부모 자리가 약하다고 다 불행한 건 아니다.
오히려 부모 덕이 적은 사주가 자수성가(自手成家)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일찍 떠나거나 멀어지면, 본인이 일찍 일어선다.
명리학은 한 면만 보지 않는다.
기둥이 약하면 다른 기둥이 일어선다.
편재가 약한데 식상이 강하다면, 아버지 자리는 약해도 본인의 활동력과 사업 감각은 좋다.
정인이 약한데 비겁이 두툼하면, 어머니 자리는 약해도 형제나 동료 인연이 두텁다.
빠진 자리를 다른 자리가 메우는 구조다.
사주는 한 글자가 아니라 여덟 글자의 합주다.
부모 자리만 보고 인생을 다 판단할 수 없다.
다만 부모 자리의 모양을 알면, 본인이 어디서 출발했는지가 보인다.
그게 명리학이 가족을 보는 첫 번째 이유다.
다음 편은 형제 자리, 비견(比肩)과 비겁이 사주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겠다.
형제 자리는 의외로 인생 중반의 돈 문제와 직결된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자.